2013년 7월 11일 목요일
오늘 꾸르실료 동기 모임이 있었다.
팀리더 한 사람이 빠지면서 매우 목요일은 내가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딱 목요일 밤에 모임이 있으니 나는 못 갈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다른 팀리더가 문을 닫아주겠다고 해서 오랫만에 가게에서 일찍 나가 동기들의 송별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한 사람은 한국으로 귀국하고 한 사람은 시에틀로 이주하는 송별모임이었다.
같이 꾸르실료 교육을 받았어도 어떤 이는 아직까지도 뜨거운 열정으로 신앙의 깊이를 더해가는데, 나는 미지근했던 믿음조차 저 멀리 달아나버린 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런 모임으로 인해 나태한 나 자신을 한 번쯤 더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언젠가 꾸르실료 동기 중 한 분이 나한테 그런 말을 했었다.
"자매님은 가게에 메여 있느라 친구들 만날 일도 별로 없어서 한국말 할 일도 별로 없을 거 같아요.
자매님도 우리말 못 하는 스트레스를 좀 풀어야 할텐데 이런 모임에 자주 나오셔요"
그 때도 나는 말로 인한 스트레스는 별로 없다고 대답했었다.
워낙 말 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은 편이어서.
그런데 스트레스 받는 것과는 달리 생각해 보니 내가 하루에 한국말을 정말로 몇 마디를 한 하고 사는 것이다.
가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 직원들하고야 그야말로 고용관계이니 그들과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고 ,내가 그만큼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가게 운영에 필요한 영어 몇 마디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집에서도 한 아이는 한국에, 한 아이는 오스틴에 있으니 말 할 일이 거의 없고, 워낙에 남편과는 하루 대화 시간이 3분도 안 되는 채로 지금까지 20년 넘게 살아 왔다.
'과묵상'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대상자는 바로 나여야만 할 것 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만나 우리말로 수다도 떨었으니 한참 동안 우리 말을 안 해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한 자매가 집을 오픈해 주고 우리는 음식 하나씩 해서 만났습니다. 여자들끼리 갖는 수다 시간이 부부동반 모임보다 훨씬 더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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