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대한민국 대통령 투표하고 왔어요.

김 정아 2012. 12. 11. 00:02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남편은 한국을 떠나 이곳에 살면서도 어찌나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지 모른다.

하구 한 날 '나는 꼼수다'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뉴스타파' 이런 것들에만 빠져 있다.

스마트 폰으로 매일 그런 방송들만 들으면서 잠을 청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런 방송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더니 한국 정치가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울분을 터트리더니 어느 날 휴스턴 총영사관에 가서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을 하고 왔다.

나를 포함해 18세가 넘은 원석이 것도 같이 하고 오면서 올해는 무조건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제 모임에서 어느 분이 투표를 하고 왔다고 해서 '맞아 투표 며칠 안 남았지 ?' 하면서 오늘 시간 내서 다녀왔다.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왔다고 해서 난 투표도 총영사관에서 하는 줄 알고 난감했었다.다운타운이라 운전도 그렇고 주차장도 여의치 않아 총영사관에 한 번씩 갈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나의 이 마음도 엄청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을 통해 보니 옆의 루이지에나 주에서 6시간을 운전해서 투표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고, 새벽 4시 반에 3시간 넘게 운전을 해서 온 할아버지들도 있었다고 한다.

텍사스에 딱 두곳에서 투표 진행이 되니 하고 싶어도 10시간 넘게 걸리는 사람들에겐 그저 마음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비하면 겨우 20분 운전하는 나는 참으로 행운아이다.

 

그나저나 한국에 사는 내 부모 형제 친구들의 삶이 이  투표로 좀더 나은 미래가 보여진다면 더 이상의 바람은 없을 거  같다.

 

*재외국민 유권자 접수증입니다. 이 접수 확인증이 있는 사람들만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저 간판만 넣어서 찍으려고 했는데 관계자 분께서 " 여기가 휴스턴 명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 장 찍고 가시지요" 하시면서 찍어주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