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남편의 유언장

김 정아 2011. 1. 14. 00:32

2011년 1월 13일 목요일

성령세미나의 프로그램 중에 유언장 쓰기가 있었다고 한다.

어제 유언장이 집으로 배달이 되었다.

나연이는 자기 것이라고 나한테 보여주지도 않고 가져가 버렸고, 남편은 자기의 유언장을 나에게 읽으라고 건네 주었다.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쓴 유언장이니 가족들에 대한 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원석이에게는 이제는 집안의 가장이니 나연이와 엄마한테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굳세게 이겨내라는 말과, 나연이에게는 아빠 없는 빈자리를 엄마가 느끼지 않게 세심하게 신경쓰고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했다.

나에게는 우리가 부부로 산 19년을 티격태격하고 지내긴 했지만  참 잘 맞추며 잘 살았던 부부였던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엔 맞지 않았지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게 되었고 성질 급한 자기에게 맞추어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하며 성가정 안에서 아이들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 살수 있게 키워달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세라피아, 나 먼저 가서 미안해,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로 마무리 했는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죽음에 대해, 더군다나 배우자의 죽음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런 날이 올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정신이 바짝 드는 것이다.

우리 슈가가 세상을 떠날 날도 난 생각하기 싫은데, 남편의 일이야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내 남자, 억겁의 인연으로 나에게 온 세상에서 가장 귀하디 귀한 사람인데 이렇게 떠날 날이 올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같이 살아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축복 받은 일인지 무심하게 흘러가는 일상들에 대해 눈물 겹도록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세상 사는 동안에 최선을 다하고 ,내 곁에 있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사랑해야겠구나라는 다짐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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