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2일 화요일
아이들은 지난 금요일에 방학을 맞았다.
아이들과 더불어 나도 느긋한 아침을 맞을 수 있어 참 좋다.
성당에선 해마다 연말이면 구역별 장기 자랑이 있다.
구역장들은 일년내 여러가지 구역 행사에 신경이 쓰이겠지만 특히 연말 송년 잔치 준비로 자잘하게 해야 할 일이 많아 아주 힘들 것 같다.
우리 구역에서는 복음 성가에 맞추어 율동을 하기로 했는데 필요한 의상을 맞추기로 했다.
파란 색 티 셔츠에 7구역의 '7'자를 페인트와 스프레이로 뿌리기로 해서 오늘 구역장 집에 가서 40장이 넘는 티셔츠에 7자를 새겨 넣었다.
티셔츠를 사고 스프레이나 페인트를 사는 것도 일이었을텐데 구역장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냥 색깔을 정해 집에 있는 것을 입었어도 되는데 안 해도 되는 일을 한다고 좀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다 해 놓고 나니 그런데로 깔끔해서 좋다.
내일부터는 원석이 뉴욕으로 여행을 간다.
친구 켈빈과 켈빈 엄마가 뉴욕을 가는데 꼭 원석이를 데리고 가고 싶어해서 가게 되었다.
둘은 중학교를 같이 다니다가 켈빈이 이사를 가서 고등학교는 따로 다니고 있는데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다.
서로 자주 하는 말이 "너는 친구가 나 밖에 없냐? 왜 꼭 나한테만 가자고 해?"라고 한다.
서로 아옹다옹하면서도 뭐든 같이 하려고 하고 켈빈 엄마도 대학을 서로 다른 곳으로 갈텐데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여행으로 데리고 가고 싶다고 여러 번 전화를 해 왔다.
우리 가족과는 어디를 안 다니려고 해도 친구가 가자고 하니 생각도 안 해 보고 가고 싶다고 했다.
두터운 옷 가지를 장만하느라 바빴고 오후엔 짐을 꾸렸다.
부디 잘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등판에 페인트나 스프레이가 묻어나지 않도록 속에 신문지를 넣고 있습니다.
*차고에 나와서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어요.
*룰러로 페인트도 하고 있고요.
*7자가 멋지게 새겨졌나요?
*우리 구역에 가장 어린 아이입니다. 귀엽지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송년미사 때까지는 비밀입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비밀 지켜 주실 거지요? 저 구역장님한테 천기 누설했다고 혼날 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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