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2 월요일
허리케인 Ike가 남겨 놓고 간 상처가 너무 커서 아이들은 오늘에서야 학교로 돌아갔다.
애초에 아이크가 지나기 전 금요일과 지나 간 월요일만 휴교를 하기로 했던 것이 화요일로 연기가 되었다가 다시 whole week으로 휴교가 선포되었었다.
허리케인의 피해가 경미한 우리 지역은 오늘부터 등교를 하지만 다른 지역은 내일부터, 또는 앞으로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뜻밖에 맞은 방학으로 즐거워 하기도 했지만 어디 그게 즐거워 할 수 일이겠는가?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 피해는 엄청나서 아직까지 전기가 안 들어온 가구들이 수없이 많으며, 주유소에 기름이 없는 곳도 있고, 거리마다 쓰러진 나무들과 뽑힌 나무들을 처리하는 일로 부산하다.
어찌나 많은 나무들이 쓰러지고 뽑혔는지 자기 집 마당에 쓰러진 나무를 치워 달라고 해당 업체에 전화를 하면 한 달 이상씩 기다려야 한다고 했고 나무 한 그루 치우는데 500불 이상씩 달라고 한다.
가정에서 나온 정원 쓰레기들은 2주일 이상씩 가져 가지 않고 있어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이제 낙엽 �는 냄새들이 진동을 하기 시작하고 집집마다 봉지에 담겨 나온 쓰레기들로 모기들도 많아지고 불결한 모습들을 보는 불편함을 참아 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로 불만을 토로 할 수도 없다.
집이 날아간 사람들도 많은데 한낱 쓰레기 문제를 입밖에 낼 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래도 이 나라 사람들의 시민정신이나 남을 배려 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훈훈하기도 하다.
아직 큰 슈퍼 같은 곳도 물건이 없어 정상 영업이 되지 않아 영업시간을 아주 줄여서 하기도 하는데 우유 식빵 얼음은 일인당 살 수 있는 갯수가 제한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 해 놓고 있었고 자기가 당장 많이 필요해도 갯수 제한을 어기는 사람도 없다.
큰 체인으로 운영하는 할인매장은 이번 주까지 모든 품목에 대해 10%할인을 추가로 해 주기도 한다.
미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 들어와 복구를 도와 주기도 하고 또한 다른 주에서도 전기차나 소방차들을 보내 정상화 되도록 도와 주기도 한다.
어느날 고속도로에 전기 변압기들을 싣고 가는 수십대의 차량을 보고 이렇게 도와 주려고 모두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감동이 일기까지 했다.
정말 불행한 사람들은 집도 날아가고 마실 물이 없어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이렇게 각지에서 도와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힘이 될 것 같다.
자연 재앙이 남긴 상처가 언제나 깨끗하게 치유 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집집마다 쓰레기가 넘쳐 납니다. 생활 쓰레기만 가져가고 저런 정원 쓰레기는 집 앞에 저렇게 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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