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허리케인 'Ike'-공포가 밀려온다.

김 정아 2008. 9. 11. 11:31

2008-09-10 수요일

Major허리케인이 텍사스에 온다는 소리를 한 귀로 듣고 흘리다가 도서관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날씨채널을 틀었다.

정말 방송에서 기상 캐스터들은 온통 허리케인 ‘Ike’의 이야기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고 카테고리 1이었던 것이 몇 시간 전에 카테고리 2로 올라갔다고 전해주고 있었다.

‘아이크’의 진로를 보니 정말 텍사스의 거의 삼분의 일을 치고 올라가 오클라호마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고 했다.

멕시코 만을 훑어서 내륙으로 올라가니 멕시코 만에서 50~60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은 휴스턴이 그 반경에서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방송을 보고 있자니 3년 전 허리케인 ‘리타’가 와서 피난을 갔고 , 그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고스란히 떠 올라 더 보고 있을 수 없어 티비를 끄고 앉아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전해 준 소식은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금요일에 있는 풋볼 게임을 취소 할 수가 없어 내일, 목요일에 풋볼 게임을 하루 앞당겨서 치른다고 했다.

그래서 원석이는 내일 수업을 반만 하고 풋볼 게임에 따라가야 한다고 했고, 이번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던 homeming dance party도 다음 주로 연기가 되었고, 허리케인의 진행 상황에 따라 금요일에 학교를 닫는다고 했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고 어찌되었던 무엇이라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먼저 기름을 넣으러 주유소에 갔다.

아침에 한 칸을 남겨 놓고 넣었는데 그 때 꽉 채워 넣을걸 하며 가벼운 후회를 하고 고속도로 전광판에서 보았던 문구들을 떠올려 보았다

‘hurricane season is here, keep gas tank full’이라는 문구들을.

내가 들어와 기름을 넣고 있는 중에도 차들이 줄줄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월 마트에 갔다.

가까운 곳의 주차장엔 빈 공간이 없어 저쪽 멀리에 차를 대었다.

물이라도 사고 캔으로 된 비상 양식이라도 사려고 갔는데 다 나같은 마음이었는지 수요일 오후, 한가해야 할 시간에 사람들로 미어 터지고 있었다.

물이 있는 코너에는 이미 반 가량의 진열대가 비어 있었고, 큰 물통에 리필을 하려는 사람들도 길게 꼬리를 물고 서 있었다.

캔 식품 , 빵 종류의 진열대도 빈자리가 늘어 있었고 사람들은 분주히 뭔가를 카트에 넣고 있었다.

할로윈 코너에서 할로윈 물건을 고르는 꼬마들의 모습이 아주 생경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계산을 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지 30분 정도 기다려 계산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휴, 이 허리케인이 조용히 지나가면 좋으련만 어찌될 지 더 추이를 지켜 보아야겠다.

이번 금요일에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정상으로 갈 수 있길 기도해 본다.

토요일 아침 정도가 고비가 될 거라는데 토요일 밤으로 예매해 놓은 발레 공연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 방에 찾아 와 주신 블로거님들 ,같이 기도해 주시겠어요? 제 호들갑이 그냥 가벼운 헤프닝으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물이 곧 바닥이 날 것 같습니다.

 

*이 쪽도 물이 있는 진열대였고요.

 

*캔 식품들이 비어가고 있습니다. '치킨 누들 수프'를 몇개 사려고 했는데 하나도 없더군요. 그래서 '치킨 라이스 수프'를 사왔습니다.

 

*빵들도 이렇게 비어가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