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7일 토요일
이곳으로 이사 온지 7년째, 지어진 지 13년 정도 되니 집안의 가전제품들이 고장나기 시작하는데 요즘 아주 단체로 속을 썩이고 있다.
그런데 남편이 워낙 바쁘다 보니 뭐가 고장났다고 말하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뭐가 고장 나면 혼자 애 써보다가 안 되어도 말을 참고 있다가 정 불편하면 어쩔 수 없이 말을 하게 된다.
온수기가 고장 난 지가 한 달 반 정도가 되어 가는데 한 달 정도 되었을 때야 조그만 소리로 고장이 났다고 말했다.
남편은 아침에도 따듯한 물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샤워를 하기 때문에 고장 난 지도 모르고 있었다.
나나 작은 아이는 한 여름에도 찬물로 샤워를 못 하기 때문에 한낮에 지열로 달구어진 물로 간신히 불편함을 참아 냈다.
하루에 한 번 , 이틀에 한 번 뜨거운 물로 반신욕을 하고 나면 얼굴부터 땀이 줄줄 나면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처럼 개운해 지기도 했는데 반신욕도 못하니 기분도 말이 아니다.
아이들 개학을 하면 더 불편할 것이기 때문에 개학 전에 수리를 하려고 말을 해서 그 날 친구 분과 함께 다락에 올라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뭐를 고치는 것 같더니 그날은 온수가 나왔다.
그러던 것이 다음날 바로 또 안 나와 지금껏 너무 불편하게 살아왔는데 남편도 안 되겠던지 아예 온수기를 새것으로 바꾸자고 한다.
13년 정도 되었으면 차라리 새것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어제 600불 정도 하는 50갤런 용으로 새 온수기를 사왔다.
그 무거운 것을 식구대로 낑낑거리면서 힘들게 다락으로 올려 놓고 오늘 아침부터 유코치랑 더글라스 아저씨가 오셔서 헌 온수기통에 있는 물을 호스를 연결해 빼내고 헌통을 다시 내려오고 하면서 안간힘을 썼다.
다시 설치하려고 보니 뭐가 빠지고, 나사가 안 맞고, 작은 파이프들로 안 맞아 바꾸러 다니고 연장들을 빌려 오고 나서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완성을 하고 내려 오셨다.
온수기에 불을 붙이고 시험 가동을 하니 뜨끈뜨끈한 물이 바로 나왔다.
나연이와 나는 너무나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서 동네 산책을 하고 뜨거운 물을 받아 반신욕을 하고 나니 온 몸으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벽에 붙어 있는 전자렌지는 회전판이 돌아가지도 않고, 식기세척기엔 물이 안 나오는데 그것들은 언제나 손 보게 될지 모르겠다.
그나마 온수기라도 다시 가동이 되니 다행이다.
*차고 천정에 붙은 사다리를 내리고 새 온수기를 올리고 헌 것을 내리는데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헌 온수기의 물을 빼내고 간신히 내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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