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일 금요일
드디어 오늘 사람을 불러 카펫 크리닝을 했다.
작년 5월에 슈가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슈가의 토 자국이나 오줌 싼 것, 흙 묻히고 들어온 것들로 카펫이 하루가 다르게 흔적들이 늘어갔다.
그래도 청소기를 자주 밀기 때문에 내 눈에 그런 자국들이 거슬리지 않았는데 남편은 자꾸 신경이 거슬린다고 하며 카펫 크리닝하는 사람을 부르라고 야단이었다.
그런데 카펫 청소하는 것도 이사 가는 것 못지 않게 번거로운 일이고 집안의 가구들을 이리 저리 옮겨야 할 텐데 나 혼자서 그런 일을 어찌 할까 생각하면 무지하게 심란해 지고는 했다.
길거리에 카펫 광고판을 보고 전화를 하려고 번호를 적어 놓기를 여러번 했는데 광고판을 보면 생각이 나다가 집에 들어오면 다 잊어버리고 만다.
나를 믿고 있으면 안 되겠던지 남편이 알아보고 오늘 사람을 불렀다.
남편과 침대 메트리스와 큰 물건을 옮겨 놓고 청소하는 사람은 스팀 청소기로 이곳 저곳 열심히 밀어 대었다.
스팀 청소기의 부대 장치가 복잡하기 그지 없었다.
커다란 호스에 작은 호스까지 연결된 청소기와 여러가지 세제들을 뿌려 대면서 하는데 흔적들이 아주 많이 사라졌다.
300도로 가열된 스팀을 사용한다니 카펫 안에 기생하는 세균들도 모두 죽었을 것 같다.
청소기가 지나 갈 때마다 카펫 속 깊숙히 스며 있는 슈가의 털까지 다 빨아들일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상쾌해졌고 ,마르기까지 4시간이 걸린다고 그게 좀 아쉬운 면이다.
15년 경력이 있는 젊은이였는데 고등학교 시절부터 크리닝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다 독립해서 혼자 하기 시작한 지 4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젊은이가 참 열심히 사는 것 같아 청소 요금 180불에 팁을 10불을 더 얹어 주었다.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몸과 마음이 개운해졌다.
아이들은 “엄마! 방이 무지하게 깨끗해졌는데 기념으로 우리 여름 이불 하나씩 사주면 안 되요?”한다.
생각해 보니 그 말도 맞는 말인 것 같아 나연이를 데리고 가서 각 침대마다 산뜻한 이불 하나씩 사서 돌와오니 그야말로 기분이 최고다.
남편도 깨끗해진 카펫에 새 이불을 보더니 입이 벌어진다.
*커다란 밴에 청소기계들이 잔뜩 있었는데 그 청소 기계 구입에 6만불이 들었다네요. 덕분에 지금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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