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아이구, 추워라!- Glacier national park에서

김 정아 2008. 8. 6. 01:02

2008년 7월 30일 수요일

오늘은 Glacier 국립공원을 돌아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미국의 50개 국립공원 중 아마도 가장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캐나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게으르다보니 나는 이곳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고(우리만 가면 인터넷을 찾아서 뭘 보아야 하는지 꼭 알고 가는데 여러 가족이 같이 가다 보니 누군가 준비했겠지 하고 방심했다.) Glacier란 단어가 빙하란 뜻이니 아마도 추운 곳일 거란 생각에 자켓만 하나 덜렁 준비해서 차에 올랐다.

입구에 들어서니 Yellowstonr과 차이가 느껴진다.

옐로우스톤은 숲의 나무가 침엽수림 몇 종류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에 비해 이곳은 북쪽임에도 불구하고 잡목들과 활엽수들이 뻗어 있었다.

 

조금 들어서니 산 정상에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높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산 등성이 곳곳에 녹지 않은 눈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는데 7월 30일에 눈을 본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 탄성을 질러 대었다.

그런데 쌓인 눈이 해가 지날수록 줄어든다고 했다.

아마도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몇 십년 후에는 이 산에 눈이 아예 녹아 사라질 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꼭대기엔 눈이 쌓이고, 그 바로 아래로는 초록색 작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한쪽엔 나무들이 자연재해로 죽었는지 회색빛이 가득했다.

아래쪽엔 끝없이 넓은 호수가 펼쳐지고 곳곳에 눈 녹은 물들이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고 있었다.

그 폭포들은 강줄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강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흐르는데도 어찌나 맑은지 푸른 색을 그대로 띄고 있었다.

이렇게 추운 기온에도 아래쪽엔 야생의 여리여리한 들꽃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잔디밭엔 신기하게도 여름 메뚜기들이 사람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그리고 산 정상 근처에서 산양 가족을 볼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옐로우스톤을 지나면서 바이슨과 사슴종류의 야생동물을 보면서도 신기했는데 귀하디 귀한 하얀 색의 산양을 보고 그들의 삶이 앞으로도 사람들 속에서 안전하게 영위되어 가길 기원해 보기도 했다.

 

엊그제 갔던 엘로우스톤 국립공원이 온천이 나오는 따뜻한 느낌의 공원이었다면, 오늘의 이 글레이셔국립공원은 차가운 빙하의 느낌이 나서 두 공원이 아주 차별화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곳을 대고 셔터를 눌러도 그대로 달력 속의 사진이 되어 나올 듯한 풍경이다.

 

한 겨울을 방불케 하듯 찬바람은 강하게 불고, 어찌나 날씨가 차가운지 우리가 가져간 얇은 긴팔 옷으로는 추위를 막을 수가 없었다.

차에서 내려 구경을 할 때마다 추위에 벌벌 떨어야했다.

한여름, 우리는 ‘아,추워’를 연발하며 한 겨울 속에 하루를 머무르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 표지 앞에서 한 장 찍고요. 미국 사람들도 우리랑 똑같더군요. 저런 곳에서 사진 찍는 것 말이예요.

 

*캐나다 국경이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캐나다 관광 안내소가 보입니다. 자기 나라 홍보를 잘 하고 있지요?

 

*산 위쪽에 저렇게 눈이 있습니다.

 

 

 

*설산과 강과 호수가 아주 멋진 곳입니다.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 점심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너무 추워서 오들도들 떨면서 먹었고 눈썹위에 빗방울 몇 개가 떨어지기도 해서 밥 먹는 동안 비가 오면 어쩌나 가슴 졸이기도 했답니다. 한국 라면이 떨어져서 메뉴는 일본라면과 밥과 김치입니다.

 

 

*아빠 산양, 엄마 산양 아기 산양이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아빠 산양은 하얀 털이 군데 군데 빠져 있더군요.

 

*아빠 산양이 가족들이 잘 따라오나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 광경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동물도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것 같아서요.

 

 

*눈 녹은 물이 저렇게 넓은 호수를 만들었습니다.  가운데 홀로선 작은 섬도 보이고요. 저렇게 맑은 색깔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