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가장 편하고 즐거웠던 휴가 중 하루- 몬타나 whitefish에서

김 정아 2008. 8. 5. 04:24

2008년 7월 29일 화요일

어스름 새벽녘에 눈을 뜨고 창밖을 내다 보다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하고 어제 밤에 보지도 못했던 호수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끝도 보이지 않는 넓은 호수에 수 많은 별장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예전에 멋진 호수 주변의 별장들을 보면서 어떤 사람들이 저런 별장에 살까?궁금하기도 했는데 남편의 친구 Mr. Paterson같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남편에게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새삼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오늘은 Glacier 국립 공원에 가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아이들은 호수를 보더니 오늘 하루 호수에서 놀고 싶다고 해서 그 계획을 철회했다.

Mr.Paterson은 제트 스키 2대와 커다란 배를 한척 가지고 있었고 개인용 duck까지 설치해 놓고 있었다.

Mr.Paterson에게 제트스키 운전법과 배 운전 법을 익혀 아이들을 태우고 다녔는데 나중엔 큰 아이들이 스스로 운전을 해 보겠다고 해 맡겼는데 지치지도 않고 타고 다녔다.

나도 남편 뒤에 앉아 제트스키를 타 보았는데 상쾌한 바람과 아찔한 느낌에 더위는 어디로 갔는지 오싹하기조차 했다.

 

나중엔 제트스키 뒤에 바람을 넣은 플라스틱 바나나 보트를 매달고 그 위에 아이들을 태우고 다녔는데 호수 한 가운데서 바나나 보트가 뒤집히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3층에서 내다 보다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다가 어쩔 줄 몰라했는데 다행히 구명 조끼를 입었고 수영을 할 줄 아는 아이들이라 바로 보트에 올라타서 안전하게 돌아왔고, 그 이후로는 보트에서 뒤집어 지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나중엔 커다란 배를 타고 호수 한 가운데로 나가서 아이들에게 다이빙을 시켜 보았는데 너무 즐거워했다.

배를 세우더니 다이빙을 해 보라고 해서 난 처음에 농담인 줄 알았다.

원석이가 겁도 없이 뛰어 들려고 해 말렸더니 남편이 그냥 두라고 한 사이에 큰 아이들부터 작은 아이들까지 모두다 뛰어 내려 버린 것이다.

호수 한 가운데서 아이들은 찬 물에 입술이 퍼렇게 변해가면서도 즐거움과 신비한 체험에 어쩔 줄 몰라했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낚시에 몰두를 하더니 원석이가 드디어 눈이 먼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 올리기도 했다.

 

저녁엔 Mr. Paterson이 출장 요리사를 불러 우리를 위한 특별 요리를 만들도록 해 주었다.

‘에릭’은 출장 전문 요리사로 두명의 보조자를 더 데리고 와서 총 3명이서 정식 이탈리안 음식으로 6가지 코스와 디저트 와인으로 훌륭한 dinner를 마련해 주었다.

사실 나도 지금껏 풀코스의 이탈리안 정식을  이렇게 분위기 있게 서빙 받아 본 적은 없다.

아마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햇빛이 반짝이는 호수가를 배경으로 멋진 성찬을 먹으며 오늘 내 인생 최고의 휴가중 한 날이 되었음을 느낀다.

 

*3층의 거실입니다. 와인 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배를 타고 나가면서 찍은 미스터 페터슨의 별장입니다. 왼쪽이 우리가 머물렀던 곳이고 오른쪽이 부인 엘리사벳이 머물고 있는 집입니다.

 

*3층에서 내려다 본 호수 앞 풍경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조용히 낚시만 했답니다. 

 

*창묵이 아빠가 저 배를 운전해 먼 호수까지 나갔다 왔고요.

 

 

*드디어 발동이 걸려서 하루 종일 질리도록 저런 제트스키를 타고 다녔습니다. 이런 수상레져 활동을 돈으로 지불했다면 아마도 천 불은 쉽게 나갔을 것입니다. 페터슨 씨 덕분으로 아주 신나게 놀았습니다.

 

 

 *남편 뒤에 타고 저도 한 번 나가 보았고요. 좀 겁이 나더군요. 수영을 못하는데 저 호수에 빠지면 과연 남편이 나를 건져 줄까 하는 의심도 들었고요 ㅎㅎ.

 

*이제 앞에서 나연이가 운전하고 아빠가 도와 주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나갔다가 호수 한 가운데서 다이빙을 하고 있습니다.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답니다.

 

*제트스키에 저렇게 줄을 연결해 바나나 보트를 달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균형이 안 맞아 보트가 뒤집혔습니다. 나중엔 일부러 보트를 뒤집어 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꽤 먼거리를 수영해서 돌아오고 있답니다.

 

 

*눈 먼 고기 한 마리가 원석이의 낚시대에 걸렸습니다. 나연이도 만져 보았고요.

 

 

*에릭이 두 명의 보조자를 데리고 와서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테이블 세팅이 다 된 곳에서 우아하게 분위기를 잡고 있습니다. 페터슨씨는 별장을 떠나 원래 집으로 돌아갔고 저 쪽에 앉은 엘리자벳이 우리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창문 밖으로 호수와 나무들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