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이상춘의 '다시 태어나는 중년'을 읽고

김 정아 2008. 2. 27. 02:05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제목이 너무 상투적이고 고리타분한 느낌이 나서 성당의 책꽂이에서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하다가 책 속의 글씨도 크고 읽기에 일목요연해 골라왔다.

내가 아무리 부정한다 해도 나 역시 중년의 고개를 넘어가고 있으니 갱년기를 대비해 지식을 쌓아 놓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특히 여성의 갱년기에 대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 어떻게 대처하는지 잘 가르쳐 주고 있다.

 

갱년기 증후군의 가장 일반적인 증세는 우울증이라고 했다.

우울증의 치료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지는 것, 표현을 억제해 온 질투나 분노, 죄의식, 슬픔, 노여움들의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거의 모든 주부들이 가정 내에서 며느리의 위치, 아내, 엄마의 역할에 대해 지나치게 억압받았고 내가 참으면 가정이 평안해진다는 이유로 모든 불평등과 불합리를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교육받아왔다.

특히나 시집식구들과의 갈등이 심할 경우에도 표출하지 못하고 속으로 눌러가며 살다가 갱년기가 되면 그 억눌렸던 감정들이 봇물 터지듯 하며 분노가 밀려와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지만 그것을 감추려 하지 말고 풀어내야 한다고 했다.

 

많은 여성들이 중년에 갑상선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데 평생동안 하고 싶은 많은 말들을 삼키며 살아왔기 때문에 목 주변의 에너지가 억제 당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라고 했다.

 

의대생 선배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고등학교때부터 과외를 해서 학비를 마련하고 생활비를 보태고 대학에서도 어렵게 학비를 마련해 의사가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불임시술의 권위자로 인정받아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동료의사와 결혼해 모든 것을 이룬 성공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결혼한지 1년도 안 되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 선배 역시도 어린 시절부터 가정의 어려움과 생활고에 부�혀 한마디 못하고 참아 내기만 했던 울화가 쌓여 그런 일을 당했다고 했다.

 

늘어가는 주름살을 사랑하고 체중증가에 대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면 80까지 건강한 생을 살 수 있다고 이 책은 끝을 맺었다.

 

나는 나이 먹어가는 것에 특별히 아쉬운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9세를 지나 30이 되었을 때도, 39세를 지나 40이 되었을때도, 또 나이가 한 살 한 살 늘어도 담담하기만 하다.

내게 주어진 앞으로 40년을 더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커피도 줄이고, 책도 많이 읽어 내면을 살찌우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

중년을 앞두거나 중년을 지나고 있는 여성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자식이 떠나고 남편도 예전같지 않은 일반적인 중년의 우울한 일상에 힘이 되어 주는 아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