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4일 수요일
오늘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이 땅에 살고 있지만 하루 노는 날이라는 생각 외에 별다른 감회는 없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어 야외 활동을 할 수도 없어 집에만 있다가 남편 사무실에 나가 부탁한 일을 처리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나연이와 영화를 보러 갔다.
심야영화가 7시 25분 것 밖에 없어 ‘NANCY DREW'라는 소녀의 탐정물을 보고 왔다.
맥가이버도 아니면서 위기 상황에 몰릴 때마다 원하는 자리에서 원하는 도구가 척척 나와 오래된 여배우의 살인사건을 파악한다는 미국식의 개인의 영웅주의와 맞물린 황당한 영화를 봤다.
아직도 영어가 초보단계인 나에게는 가끔 하품도 나왔고 졸기도 하고 언제 끝나나 지루하기도 했지만 딸이 원하니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다 왔다.
영화관 밖으로 나오니 화약 냄새 가득하고 저쪽 공터에서 폭죽이 화려하게 터져 나오고 있었다.
장마철이라 불꽃놀이가 취소되었다고 들었는데 생각지 않은 불꽃놀이를 보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사람들 틈에 끼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KATY시에서 진행하는 불꽃놀이라 규모가 생각보다 컸고 다양한 모양의 폭죽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
독립기념일을 맞이할 때마다 단체나 개인이 사가는 폭죽의 양은 엄청 나다고 들었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수많은 차가 (아마도 천대는 훨씬 넘을 듯하다.)주차 되어 있고 사람들은 의자며 음료수 담요까지 준비해 와 작정을 하고 구경 온 듯한 모습이다.
저마다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고 ‘GO AMERICA! '라는 구호를 연신 외쳐 대기도 했다.
불꽃놀이를 다 구경하고 집으로 오려니 그 많은 차들이 빠져 나오는데 복잡할 까 걱정을 했는데 KATY MILLS에는 입구와 출구가 여러 곳이고, 그 밤에 수많은 경찰들이 나와 교통정리를 해 주어서 낮 시간과 다름없이 차가 술술 빠지고 있었다.
고속도로를 진입해 가는데 도로 양 옆으로도 쉼 없이 폭죽이 터지고 화약 냄새가 차 안으로까지 스며들고 있었다.
미국의 독립 기념일은 이렇게 왁자지껄한데 생각해 보니 우리의 광복절은 지루한 기념식 한 번 하고 조용히 끝나는 것 같다.
국민적 축제로 승화시켜도 참 의미 있어 좋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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