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김나연, 부시 대통령 상을 받다.

김 정아 2007. 5. 23. 07:44
 

2007년 5월 22일 화요일

오늘은 나연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특별한 날이라고 머리를 예쁘게 해 달라고 해 아침에 앞집 한국 미용사 아주머니 집에 가서 귀엽게 고대를 하고 귀걸이도 새것으로 하고, 목걸이도 하고 학교까지 모셔다(?) 달라고 해서 비오는 아침에 평소 시간의 두 배가 더 걸려 학교에 데려다 주고 왔다.

9시부터 졸업식이 시작인데 아이를 데려다 주고 오니 시간은 벌써 8시 40분이나 되어 있었다.

집안 정리를 간신히 마치고 학교에 가니 졸업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일 년간 여러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수상자들을 먼저 시상한다고 하며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서두른 발걸음을 진정하고 있는데 ‘Continental Math League’ 상이라며 Nayeon Kim을 부르는 것이다.

생각지도 않은 상에 마음이 너무 들떠 사진을 찍어 주었고 계속해서 두 가지 상이 더 이어졌다.


그리고서 부시 대통령상이라며 President's Education Award상과 함께 부시 대통령이 상을 받는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주고 시상을 했다.

‘저 상을 받는 아이들은 참 좋겠다, 나중에 훌륭한 인재가 될 소지가 많은 아이들이겠네’ 하며 부러운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었는데 ‘Nayeon Kim’ 을 부르는 것이다.

난 뭘 잘못 들은 줄 알고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노란머리 아이들 사이에서 김나연이 아주 당당한 걸음으로 앞으로 나가 상을 받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그리고서 ‘High Honor Roll' 이라는 상에 나연이 이름이 한 번 더 불려졌다.


그동안 나연이의 학교 성적이나 활동으로 봐서 졸업식에 상하나 쯤 타겠거니 했었는데 강당에서 준 다섯 가지 상중에 세 가지를 받다니 전혀 생각도 못 한 일이어서 놀란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교실에 들어가니 시간 관계상 졸업식장이 아닌 교실에서 나누어준 여러가지 상장들이 또 두툼하게 폴더 안에 들어 가 있었고 트로피와 메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김나연이 상을 다 휩쓴 것 같다. 아마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아이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세어 보니 받은 상이 열 개였다.


교실에서 나오니 여기저기 한국 엄마들이 다가와서 축하한다고, 어쩜 나연이가 그렇게 공부도 잘 하느냐며,모두 모두 부러워하며 축하를 건네주었다.

그래도 거만을 떨 수는 없어서 아주 겸~손하게 “그러게 생각지도 못한 상을 이렇게 많이 받았네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었다.


되짚어 생각 할수록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고 기분이 좋다.

성격이 대차고 불같아 나를 힘들게 할 때가 참 많은 아이다.

그래도 그 성격 값을 하느라 이렇게 큰일을 해 낸 아이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오늘 저녁은 나연이가 아주 좋아하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축하를 해 주어야겠다.

‘김나연, 남의 나라 땅에 와서 아주 훌륭한 일을 해냈어. 축하해! 그리고 고생 많이 했어!’


 

*다른 나라도 아니고 미국 대통령상을 받은 것 가지고 그렇게 좋아한다고 혹시 비난하실 분이 계실까요?

어느 나라 대통령상이던, 나연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기억해 주십시오.

아마 먼 미래에도 한국에 돌아가 살 수는 없겠지만, 자기를 낳아준 모국을 잊지 않도록 꾸준히 교육시킬 것입니다.

 

*아침에 고대기로 머리를 이쁘게 하고 갔습니다. 유난을 떤다고 제가 뭐라고 한 소리를 하긴 했지만 무대에서 빛나 보였습니다.

  

부시 대통령 상을 받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등상을 받았고요. 

 

컨티넨탈 math상을 받았습니다. 제 눈엔 다 보이는데 잘 안 보이시지요? 

 

*나연이랑 가장 친한 아이들입니다. honor roll 상을 같이 받은 아이들입니다. 옷을 다 갈아입었네요.

 

*나연이 선생님입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나연이 칭찬을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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