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엄청 더워요.-pine crest에서

김 정아 2007. 5. 16. 00:20
 

2007년 5월 14일 월요일

이제 다음 주 수요일이면 아이들은 여름 방학을 하게 된다.

따라서 골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어 오늘과 다음 주 월요일만 하면 아이들 챙기느라 세달 정도 휴식을 가져야 한다.

날은 엄청 더웠지만 두 번 남은 골프를 빼 먹을 수는 없어서 오늘도 다녀왔다.

원래 가격이 세금 포함해 39불정도 되는 곳인데 인터넷에 접속해 보니 특별 가격으로  예매를 해 아주 운이 좋게도 19불 50센트를 내고 칠 수 있었다.

이 가격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인 타운 내에 위치 해 있어서 사장도 한인이고 문제는 너무나 많은 한인들이 오는 곳이다.

한인들 많은데서 치는 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되도록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솔직히 매주 골프나 치러 다닌다고 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어서다.

예전엔 성당 신부님도 한 번 뵈었다.


불행히도 어제 저녁 이 지역이 비가 많이 와 오늘은 cart path only여서 페어웨이에 들어 갈 수 없으니 줄줄이 밀려서 기다려야 했다.

그러다 보니 더운 날에 더 지치고 공도 안 맞아 나중엔 그냥 통과하기도 했다.

오늘 최고 기온이 89도까지 올라간다고 했으니 (섭씨 32도 정도 )지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그래도 많이 걸어서 운동이 더 된 것을 좋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햇빛에 많이 노출되어 골프를 다녀온 날은 오이 맛사지라도 해 보려고 노력을 한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손가락만한, 시들어 가는 오이 두 개밖에 없었다.

그 두 개를 들고 고민했다.

분명 나연이가 보면 자기도 해 달라고 할 텐데 두 사람 할 만한 정도는 아니니 나 혼자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연이 몰래 씽크 대 앞에서 오이를 깎고 있었다.

여우같은 나연이 다가오더니

“엄마, 뭐해?”

“ 아니야, 아무것도”

“ 오이 , 왜 깎고 있어?”

“그냥 뭐 좀 하려고”

“엄마, 그것 마사지 하려고 그러지? 엄마 나도 해줘”

“야, 엄마 오늘 골프 갔다 왔단 말이야. 얼굴 너무 많이 타서 엄마 해야 되!”

“엄마, 나도 어제 수영해서 얼굴 까맣게 탔어, 나도 해줘!”

“그래그래 알았어. 대신 넌 얼굴 작으니까 조금만 부쳐야 돼. 알았지?”

“엄마 알았어. 난 조금만 해 주고 엄마는 많이 해”

그래서 딸 얼굴엔 듬성듬성 몇 개만 올려주고 내 얼굴엔 엄청 많이 올려놓았다.

얼굴에 오이를 올려놓고 어느 사이엔가 딸아이는 자고 있었다.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니까!

 

*잠자는 환경에 민감한 아인데 저렇게 자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