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딸아이의 생일

김 정아 2025. 3. 23. 01:37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어제는 딸아이의 생일이었다.

어제 하루 종일 딸아이의 전화를 기다렸다.

물론 바쁠거라는 건 알지만, 생일엔 부모한테 제일 먼저 전화해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가르쳐왔는데 밤이 늦도록 전화가 없다.

남편도 "나연이한테 전화 왔어?"하는데

" 바쁜지 아무 연락이 없네. 당신이라도 전화해서 엄마한테 전화 좀 하라고 해봐" 했지만 나도 남편도 아이가 바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괘씸해도 그냥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에는 너무 기분이 안 좋아 내가 먼저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도 않는다.

그러더니 퇴근길이라며 전화가 와서 "엄마 , 미안해 , 어제 내가 너무 바빠서 전화를 못 했어. 내가 이번만 빼고는 엄마한테 고맙다고 전화 항상 했잖아. 엄마 미안"

"아니, 뭐가 얼마나 바빠서 엄마한테 전화도 못 해 . 엄마 너무 서운했어" 하니

" 엄마 어제 내 힘으로 얼굴 피부 암  환자 처음으로 수술했어.

처음에 완전 이상한 얼굴로 왔는데 내가 수술해서 암 덩어리 떼어내고 얼굴 예쁘게 꿰매서 지금 입원해 있어" 한다.

그러면서 환자의 수술 전 사진과 수술 후 사진을 보내왔는데 마음이 뭉클해졌다.

 

내 딸이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 귀한 일을 하고 있는데 생일에 전화 안 왔다고 심통을 부리는 엄마라니!

 

급 미안해져서" 아이구 내 딸, 장한 일을 하고 있네. 엄마가 어제 앤드류하고 좋은데서 밥 먹으라고 돈 보냈으니까 시간 나면 맛있는 데 가서 밥 먹어" 하고 끊었다.

 

의사로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딸이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사위가 딸 아이 생일이라고 직접 케이크를 구워서 초를 켰어요.

저도 한 번도 안 해본 일을 했네요.

 

*사위가 만든 저녁 상입니다. 닭볶음탕을 맛있게 만들었어요.

딸 아이가 남편 복이 있나봐요. 

제 딸을 여왕처럼 받들며 사는 사위가 너무 이뻐요.

 

*하루 종일 전화가 없어 딸한테 넋두리를 좀 했어요. 저 메세지를 읽더니 바로 전화가 왔네요.

 

 

 

*사위가 요즘 음식을 하느라 고생한 것 같아 외식하라고 200불 짜리 외식권을 보냈더니 '어머니' 고맙습니다 라고 답이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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