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5일 일요일
큰 아이가 휴일에 바람을 좀 쐬고 싶어 두 시간 운전해 올랜도에 갔다고 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 마켓이 눈에 띄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아이의 약혼녀(여친이었는데 포로포즈도 하고 양가 남매들 상견례도 했으니 이제 약혼녀가 되었어요.)가 항아리가 있는 것을 보더니 항아리를 사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다보니 싱싱한 배추도 있어 둘이 의기 투합을 해서 김치를 담궈 보자고 했다면서 나한테 전화를 해서 김치를 담그려면 뭐가 필요하냐고 한다.
배추는 네 포기를 담고 싶다고 했다.
지난 번에 작은 아이 부부가 김치 네 포기를 우리 집에서 담근 것을 보고 자기네도 네 포기를 담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나는 이것 저것 김치에 들어가는 부대 재료들을 알려 주었고, 만들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전화를 하라고 했다.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는데 내가 못 받았더니 아빠한테 이것 저것 물어 보았다고 했고, 늦은 오후가 되니 김치를 다 만들었다고 사진을 보내 왔다.
만들어진 김치가 보기에도 아주 그럴싸 하다.
김치 맛이 어떠냐고 물어 보았더니 어릴 적에 엄마 아빠가 같이 만들었던 그런 맛이 나서 아주 맛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계속 김치를 담그어 먹었다.
한박스에 10포기 정도 하는 배추와 거기 들어가는 온갖 재료들을 남편이 사 온다.
남편은 열포기를 잘라 늦은 밤에 간을 하고 새벽에 몇 번 나와 배추들을 뒤집어 놓고 부속 재료들을 다 씻어 잘라 놓는다.
씻어 놓은 배추와 부재료에 나는 고추가루를 넣어 양념을 만들고 아이들과 같이 속을 넣어 김치를 완성한다.
나와 아이들의 힘 20% 정도에, 남편의 힘 80%가 들어가 김치를 완성하는데 아이들은 어려서 '아빠가 만든 김치' 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김치 담그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남편은 아들한테" 이제 김치 너희가 만들어 엄마 아빠한테도 좀 부쳐주라" 고 농담을 한다.
이제 아이들이 무얼 먹을까 하는 걱정은 다 넣어 두어도 될 것 같다.
*배추가 간이 다 되었는지 사진을 찍어 보내왔어요.
그래서 남편은 두꺼운 쪽의 줄기를 꺾어 봐서 부러지지 않으면 간이 된 거라고 말해주더군요.
*부러지지 않는다고 하니 저렇게 양념을 하고 있습니다. 옆에 항아리까지 놔두고 있습니다.
크기가 꽤 큽니다.
*남편은 배추 잎을 버리지 않고 꼭 삶아서 우거지를 만들어 놓는데 아들이 그걸 보고 배워 저렇게 삶아 놨어요.
저는 저것을 보고 깜놀했습니다.
무의식 중에 아이들은 부모를 저렇게도 닮아 가네요.
된장 넣고 물 조금 넣어 자작자작하게 지져 먹는 것을 저는 좋아하는데 아이도 그렇게 먹을거라고 하네요. ㅋㅋ
*사 다 놓은 항아리에 저렇게 넣었어요 .
무우도 하나씩 넣어 두었네요 .
저는 배추가 짜거나 무우가 어중간하게 남았을 때 저렇게 넣어 두는데 저런 것도 똑같이 했어요 .
몇 달은 김치 걱정 없이 먹을 듯 합니다.
고추가루 한국산을 아무리 찾아도 중국산 밖에 없다고 하던데 다음에 오면 제가 한국산을 찾아서 사 주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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