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목요일
어제 드디어 우리 아이들은 개학을 했다.
큰 아이는 7학년, 작은 아이는 3학년.
개학 며칠 전부터 난 가슴에 뭔가 얹힌 것처럼 답답하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이 남의 땅에서 기 죽지 않고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동양인이라 해서 차별하는 선생님을 만나지는 않겠지?.
학교 공부를 잘 따라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이다.
아마도 이땅에 사는 한 개학 때마다 난 이 병을 앓을 것이다.
이런 나와 상관없이 정작 우리 집 두 학생들은 때로는 신나는 마음으로 개학을 기다리더니 어제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오늘부터 큰 아이는 5시에 일어나 5시 30분에 학교로 향한다.
Foot ball선수를 하기 때문이다.
어제 학교에서 풋볼 옷과 마우스 피스 ,헬멧, 어깨에 하는 장비까지 무료로 받아왔고 운동화만 사주었다.
키도 작은 아이가 풋볼을 하겠다고 해 말렸으나 워낙 강경하게 고집을 부려 학년 말에 신청서류를 작성해 공증까지 받아 학교에 제출했고 오늘부터 연습이 시작되었다.
5시 30분 집을 나서는 데 부지런한 미국인들로 인해 벌써 고속도로는 차량의 불빛으로 훤한 대낮 같았다.
내가 잠들어 있던 시간에도 세상은 이렇게 부지런히 가고 있었단 말인가? 세상이 새로운 느낌이다.
학교에 들어서니 학생들을 태우고 온 차가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코치 선생님은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환영해 주며 등을 두드려 주었다. 선생님도 일찍 나오기 힘들었을 텐데 웃는 얼굴로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보며 감동이 일었다.
아이가 새벽에 하는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끝까지 풋볼 선수로 남을 수 있을까?
설령 중간에 포기한다 해도 나무랄 생각은 없다.
새로운 경험에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려는 마음만으로도 기특하니까.
개학 첫날 많은 부모들이 등교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줍니다.첫날 학교 버스를 기다리며 ... 어스름한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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