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정길연의 '가끔 자주 오래오래'를 읽고

김 정아 2006. 11. 13. 11:50
 

2006년 11월12일 일요일

유진에게 빌려 온 정길연의 ‘가끔 자주 오래오래’란 책을 읽었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서정 로맨스 종류의 책이다.

이선, 무현, 현도가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이선은 다정한 부모와 살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을 만난다.

그 이후로 술주정뱅이에 상습 폭행을 휘두르고 의붓딸마저 성추행하려던 인간 말종인 의붓아버지를 만나면서 세상의 고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가련한 사람이 된다.


무현은 어린 시절 절에 맡겨지며 속과 절을 오가며 성장한다.

청소년이 된 후 가정의 커다란 비밀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를 목 졸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세상에 비관적인 사람이 되어 간다.

아버지의 피가 자신의 몸에 흐르고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못하고 다가오는 사랑도 멀리 하려고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러던 중 불우한 이선과 무현이 만나게 되며, 서로를 향하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서로를 마음속에 깊이 받아들인다.

무현이 갑작스런 사고로 척추 손상이 되며 아무 말 없이 , 안녕이란 한 마디 소리 없이 이선을 떠난다.


현도는 우현의 어린 시절 친구이며 사고 이후에도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 준다.

20년이 다 되어 가는 세월에도 무현이 마음속에서 이선을 밀어내지 못한 것을 알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던 날 어렵게 이선을 만나 휠체어에 탄 무현의 사진을 건넨다.


젊은 날의 불같이 뜨겁던 사랑도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고, 금방 잊혀 질 추억인 경우가 많을 테지만 20년의 세월이 흘러도 서로 잊지 못할 사랑이 존재하기는 할까?

양귀자의 ‘천년의 사랑’을 읽으며 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에 눈물을 흘렸는데, 이들의 사랑도 그에 못지않은 고귀한 사랑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