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읽고

김 정아 2006. 10. 4. 00:25
 

2006년 10월 2일 월요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이란 책을 무려 3주에 걸쳐 읽었다.

바쁘기도 했고 돌아보고 챙겨야 할 일들이 갑자기 많아져 책을 읽을 만큼 정신이 집중되지도 않았다.


딱 한 달간만 유럽의 수도원을 방문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던 참에 한 출판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 달간 집을 비울 수 있느냐며, 있다면 유럽의 수도원을 방문할 의향이 있느냐는 전화였다.

저자는 짐을 싸들고 크고 작은 유럽의 수도원을 방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전에도 유럽을 여행 한 적이 있지만 도시의 유물과 유적지들에 마음을 빼앗겨 사람을 만나지 못한 여행이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 된 성당 중의 하나인 아르정탱 여자 봉쇄 수도원을 시작으로 파리,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로 이어지는 수도원 기행에서 수도원들의 아름다운 외관과 그 속에 숨어서 일하고 젊음과 청춘을 바쳐 신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18년 동안 냉담자로, 오랫동안 헤매 다닌 후에 이 기행을 통해 ‘하느님, 저를 지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기도와 함께 여행이 끝난다.


이곳에서 예비자 교육을 받으면서 마지막에 성지 순례를 한 적이 있었다.

100년 이상 된 성당을 다니면서 난 그 건축물들이 아름답다든지, 박해에 시달린 천주교인들이 안타까웠다든지 라는 일말의 느낌도 없었다.

단지 성당의 답답한 교육관을 떠나 소풍을 온 듯한 자유로움만 있었다.

생생한 여행기이기는 했지만 이 ‘수도원 기행’을 읽으면서도 천주교 신자로서, 또는 자연인으로서 뭔가 특별한 감동을 받진 않았다.

그리고 난 유럽이란 나라들에 대해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저자의 폭넓은 독서량,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학자들을 들먹이는 유식함에 기가 질렸다고나할까?

자신의 자아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존재를 찾아 돌아온다.

 

*제 글에 댓글을 다시는 분들은 거의 정해져 있는 단골 블로거님들입니다.

오셔서 댓글을 다시느라 때로는 부담도 느끼실 것 같아 그냥 편히 보고 가시라고 몇 편은 댓글은 닫아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