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금요일
4주간 열렸던 나연이의 summer 스쿨이 오늘로 막을 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방학 때 뭔가를 시켜야 되는 줄만 알고 안 통하는 영어로 이 교회, 저 교회 summer 스쿨 알아보러 다니느라 힘들었다.
그러나 지내보니 정작 이곳 아이들은 일 주일 정도 캠프에 보내고 그냥 집에서 놀면서 보내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원석이랑 아주 친한 친구 Sam도 교회에서 가는 캠프만 참석하고 방학 내내 집에서 보내다 가족과 휴가를 다녀오는 걸로 방학을 마무리한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 무턱대고 가졌던 열정이 식어 올해는 두 곳만 예약을 해 놓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영어 걱정도 한 시름 놓게 되면서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 교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 한국 부모들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해서 한달 과정을 이끌어 갔다.
어디에 가든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의 신체건강보다는
지적인 학습 능력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오전엔 현직 교사들을 엄선해 내년도에 배울 교과 학습을 했고, 오후엔 신체 활동을 했다.
프로그램 내용보다 나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 왔던 것이 집에서 7분이면 도착 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라는 점이었고, 아침 8시 30분에서 오후 3시 30분까지 아이들을 맡아 준다는 것이었다.
밖에 나가선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이가 집에만 들어오면 아기 짓을 하고 유독 징징거려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오랜 시간 밖에 나가 있어 내가 한결 수월하기도 했다.
또 남편의 교육열은 보통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어서 때로 아이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퇴근해 집에 돌아와서나 가끔 전화를 해 올 때 가장 먼저 하는 소리가 어김없이 “오늘 공부 많이 했니?”다.
우리 집은 공부에 있어선 남편과 나의 역할이 바뀐 것 같다.
남편이 유난을 떠니 나는 그저 조용히 있어 주는 것이 아이들 스트레스 받지 않는 거라 생각해 한번도 공부해라, 책 읽어라 는 소리를 안 한다.
올 여름은 도서관이나, 수영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편히 쉬게 하려고 했는데 남편의 엄명 하에 등록한 섬머 스쿨이 벌써 한 달이 지나버렸고, 교과 학습을 해 준다는 미명에 남편의 잔소리도 피할 수 있었다.
아이는 다니는 한 달 내내 또 너무 즐겁게 다녀 주어 아이에게 고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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