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드디어 일년간 열심히 한 도서관 자원 봉사가 끝난 날이다.
매주 금요일 중 큰 아이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간 2일과 내가 아파 못 간 하루를 합해 딱 3일간 결석을 하고 그 나머지는 1분도 늦지 않고 성실하게 봉사에 임했었다.
도서관장은 나에게 그 동안 고마웠다는 작은 선물과 감사의 카드를 전해 주며 내년에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왔다.
“나는 괜찮은데 내가 아이들의 영어를 잘 못 알아 들어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그것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그런 것은 내가 해결해 주니 걱정할 것 없고, 사실 당신이 너무 많이 했다. 한 달에 두 번이나 한 번 정도면 적당한데 매주마다 시간을 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도 안다. 내년에도 봤으면 좋겠다”
나는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돌아왔다.
난 하기 싫은 일을 하려면 마음 먹기가 힘들지 한 번 마음을 정하고 나면 좋아하는 일보다 더 열심히 한다.
일본인과 견주어 한국인들은 아이들만 학교에 보내놓고 어떤 일에도 참석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직장을 갖고 있지 않은 이곳에 사는 동안 내 아이들에게 좋은 일을 해 주고 싶었고, 또 가끔씩 남편이 지나가는 소리로 “당신도 자원봉사 좀 해 봐” 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고, 교실 밖 영어에도 도전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미루다가는 한국에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아 억지로 마음을 열고 열어 신청서를 냈었다.
이 주일에 한 번 할까? 한 달에 한 번 할까? 고민하다가 어쩌다 한 번 씩 가면 더 가기 싫을 것 같아 매주 금요일로 어렵게 정하고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난 아이들의 말을 잘 못 알아 듣는다.
어떤 아이들은 내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을 알고 관장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관장의 비서는 아이들이 내게 뭔가를 묻는 눈치면 나와서 아이들의 말을 직접 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도서관에서의 일들이 훨씬 부담이 줄었다.
열심히 한 경험을 살려서 내년에도 해 볼까?
아니면 팝콘을 팔거나, 식당 질서지도를 해 볼까?
아니면 자원 봉사는 열심히 했으니 이제 다른 목표를 세워서 새로운 일년을 살아 볼까?
아무튼 안 되는 영어로 , 용기를 앞세워 일년간 열심히 도전하고 새로운 삶을 배운 내 자신에게 나도 감사의 카드를 전하며 박수를 보내본다
*도서관장님에게 받은 작은 선물입니다.
제게는 그다지 소용이 닿지 않는 물건이지만 ,낯선 이땅에 와서 뭔가를 이루었다는 징표로 받게 되어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감사 카드와 학용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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