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내 일본 친구 구미코와 함께.

김 정아 2004. 5. 14. 05:40

오늘 out door learning center에 여름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에 등록하러 갔다.

두 시간씩 기다려 등록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더운 여름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구미코와 같이 가기로 했는데 역시 구미코는 너무나 좋은 엄마여서 두시간 전에 가겠다고 했다.

한참 타협을 한 후 1시간 전에 가기로 합의를 하고 접는 의자 두개를 준비해서 도착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고 오는 순서대로 번호표를 받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의 은행이 생각났다.

우리는 41번과 42번을 받고 의자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금발의 미국 아줌마들만 보인다.

우리는 눈을 마주보고 서로 같이 온 것에 위안을 삼으며 살며시 웃음을 주고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구미코와 나는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그녀는 한국의 근대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이 이화여대 나온 것 까지 알고 있었으며, 이승연의 위안부 관련 누드 파문에 대해서도 , 여중생이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숨진 사실도, 룡천의 열차 폭발에 대해서도,대통령이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배용준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 T.V에 나와 일본에 투자하라는 상업 광고 방송을 보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그 총리를 너무나 싫어 한다고 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왜 하는지 모르겠고 ,많은 젊은 세대들이 그것으로 인하여  더욱 그 총리를 싫어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나라가 강대해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게을러지고 있어 앞으로 하향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걱정하면서 한국의 한결 같은 근면함을 칭찬해 주었다.

 

구미코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리 순서가 되어 원하는 기간, 원하는 시간에 무사히 등록을 하고 돌아왔다.

더불어 내 일본 친구 구미코에 대한 믿음이 더욱 깊어지기도 한 하루였다.

 

*지난 주 도서관에 갔을 때 작은 아이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여자 아이 9명중 네명이 너무 친해 옷도 세트로 맞추어 입고 다닙니다.

네 명만 똘똘 뭉쳐 다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줄까 걱정 되어 그러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가운데 두명은 한국 아이이고 저희 나연이는 오른쪽에서 두번째 아입니다.

따돌림 당하지 않고 다니는 게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또 이렇게 똘똘 뭉치니 그것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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