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맥도널드의 밤

김 정아 2006. 1. 25. 06:56

2006년 2월 24일 화요일

 

오늘은 작은 아이 학교의 '맥도널드 데이'였다.
맥도널드의 햄버거에서는 평소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이익을 얻고, 학교는 이익금의 몇 프로를 학교 발전 기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다.

 

공립 학교의 예산 부족을 탓하지 않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모색한다.
일년에 한 번 카니발에 여러 가지 티켓을 팔고, 5km 마라톤 대회를 열고, 애완동물 퍼레이드를 하고, cici 피자의 밤을 열고, 오늘처럼 맥도널의 밤을 열어 모금을 한다.
한국 학교도 이 방법을 한국 실정에 맞게 활용한다면 많은 부분 학교 기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학년 별로 1시간씩 진행해 4학년은 7시부터여서 너무 늦은 시간이라 안 가고 싶었는데 아이가 하도 애원을 해서 데리고 갔다.
맥도널드의 그 넓은 주차장에 차가 빼곡이 들어서 있어 주차하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어린아이들의 고함 소리로 거의 아수라장 같았다.
각 학년별로 담임 선생님들은 물론 교장 선생님까지 나와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었고, 판매원을 도와 카운터에 서 있기도 하셨다.

 

나연이 선생님도 우리를 보시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나연이는 친구들을 만나 너무 신나서 소리를 꽥꽥 질러가며 노느라 주문해 놓은 햄버거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그리 많았을까?
한 시도 쉬지 않고 어울려 놀이기구를 오르내리며 정신이 없었다.

 

멕시코의 SERA엄마 아빠도 와서 인사를 나누었다.
난 나연이 혼자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데 5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이렇게 오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라는 7명의 친형제 자매가 있다.
그 엄마는 체구는 작아도 올망졸망한 다섯 명의 아이들을 항상 데리고 다닌다.(큰 두 아이는 집에 있다)

 

난 30분쯤 후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오려고 했으나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내 말에 따를 것 같지도 않고, 이렇게 놀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더 될까 싶어 8시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이들이 서서히 빠지고 우리도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이는 아직도 기쁨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나연이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로 온통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올해 나연이와 가장 친한 세라입니다. 검정 옷을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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