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귀여운 아이들.

김 정아 2006. 2. 21. 04:56

2006년 2월19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날씨가 너무 춥다.영하까지 내려간 것 같다.
이렇게 추운 날 성당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말이 안 되는 고민이긴 하지만 난 추운 건 딱 질색이다.
정말 추운 날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밖에도 안 나가고 싶을 정도이다.

 

‘오늘은 가지 말자. 다음부터 열심히 나가자’ 하고 결론을 내렸는데 갑자기 주일학교에서 4학년 공개 수업 하는 것이 딱 생각이 난 것이다.
‘생각이 나지 말지 왜 그 생각이 나냐?’하면서 스스로를 구박했다.
그래도 명색이 주일학교 ‘룸 마더’ 인데 안 나갈 수 없는 노릇이다.

 

룸마더인 나도 오늘 아침에서야 생각이 났는데 다른 엄마들은 다 잊어 버렸을 것 같아 부랴부랴 집집마다 전화를 해서 오늘 공개 수업이니 꼭 참석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나니 또 한가지가 생각이 난다.

 

일주일 내내 내가 해야 할 한 가지를 못 한 것 같아 마음이 찜찜했는데 그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생각이 안 났었다.
아이들 간식 당번 엄마에게 전화해 간식을 준비하라고  하는 것을 잊어 버린 것이다.
이 시간에 간식 준비해 오라 하면 싫어 할 것 같아 내가 가기로 하고 일찍 집을 나섰다.

 

주일 학교 선생님을 도와 수업 준비를 마치니 많은 학부형들이 들어 왔다.
선생님께서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아이에게 들으니 선생님은 공개 수업 날에 부모님들 안 오셔도 된다고 유도를 하신 것 같다.
그 부담되는 마음을 난 충분히 짐작한다.
그런 것을 난 아침에 전화해서 다 참석하라고 했으니 선생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세 분 빼고  다 참석했으니 당황할 밖에.
선생님은 내가 참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남자아이들이 너무 활기차서 수업을 힘들게 해, 여자 아이들의 불만이 많다는 걸 알아서 수업이 끝나고 학부형들과 논의를 좀 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오늘 수업은 적당한 선에서 문제 될 것이 없을 만큼 훌륭했다.
물론 열명이 넘는 학부형들이 버티고 있으니 당연하지.
이후로도 너무 떠들면 하나 엄마와 내가 번갈아 수업에 들어가 선생님을 보조하기로 했다.
하나 하나 너무 귀여운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