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우리가 잡지에 나온데요.

김 정아 2006. 1. 21. 05:50

2006년 1월 20일 금요일

 

도서관의 수업이 끝났는데 대만의 티나가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제안을 해서 특별한 일이 없어 같이 나섰다.
이미 예약을 했는지 자리가 정해져 있었다.
오늘은 자기가 점심을 꼭 사고 싶다고 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이 식당은 테니스, 골프 멤버쉽이 있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인데 한 달에 95불 이상씩을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95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아는 사람을 두루 불러 식사 대접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한테도 꼭 한 번 대접하고 싶었는데 오늘 시간을 내 주어 고맙다고 했다.

 

예전에 골프를 예약하고 싶어 한 번 온 적이 있었는데 멤버라야만 라운딩을 할 수 있다고 해 돌아서 온 적이 있는 곳이다.
테니스 멤버의 경우 첫 해엔 750불을 내야하고 달마다  250불씩을 내야 하는 ,꽤 부담이 될 것 같은 액수다.
아마도 골프 멤버십은 더 비쌀 거라고 했다.

 

골프 코스가 보이는 자리에 앉으니 한가하게 카트를 운전하며 라운딩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 보였다.
주문을 하고 앉으니 메니저가 카메라를 들고 와서는 우리의 의향을 물었다.
'케이티 메거진'에 우리 모습을 내고 싶다는 것이다.
분기별로 케이티 지역의 특별한 이벤트나 좋은 식당, 새로 문을 연 가게, 세일 홍보, 학교 별 행사 등등 우리 지역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 주는 잡지이다.
비매품으로 간행되어 공공장소나 학교에 배포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잡지인데 메니저는 아마도 '이렇게 외국 사람들도 우리 식당에 와서 점심을 먹는다, 외국인들도 알아보는 훌륭한 식당이다'라는 것을 홍보하고 싶었던 가 보다.
우리는 '이런 기회가 아니면 메스컴을 탈 수 있는 일이 있겠냐'며 기꺼이 그의 청에 응했다.
메니저는 3월 호 잡지를 유심히 보라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점심을 먹으며 나 혼자 가지고 있던 숙제 한 가지를 풀었다.
도서관 내에는 영어를 배우는 아주 많은 학생들과 반이 있다.
그 중에 우리 반은 7명의 학생들이 있어 가장 큰 그룹이기도 하다.
해마다 도서관에서 ESL학생들의 파티가 있는데 그 파티에서는 각 반 학생들이 나와 영어로 연설을 하거나, 각 나라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시간이 있다.
작년에도 가장 큰 그룹이었는데 우리 반에는 아무도 나가는 사람이 없어 우리 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선생님과 가장 오래 공부한 나로서는 올해 다시 그런 일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참여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 이야기가 끝나자 모두 영어를 가장 잘하는 대만의 린다에게 눈길을 보내며 무언의 압력을 보냈다.
다행히 린다는 좀 떨리기는 하지만 하겠다는 대답을 해 주었다.
올해는 MRS. JANET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어 마음이 너무 가벼워졌다.

 

아름다운 골프 코스를 바라보며 좋은 친구들과 여유롭게 한 낮을 즐기고 돌아왔다.

 

* 점심을 먹은 골프 클럽 건물이고요, 빨간 치마를 입은 이가 티나입니다.

 

 

 

*'케이티 메거진'에 실릴 우리 모습입니다. 왼쪽에서부터 대만의 린다, 티나 , 위니, 한국의 저 , 세숙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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