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엄마! 나만 따라오세요!

김 정아 2003. 10. 29. 05:37

8월 8일 금요일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작은아이 학교의 open house가 있는 날이었다.

개학날 운동장에 모여 우리 나라처럼 개학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개학 며칠 전 정해진 날 학교에 찾아가 담임선생님을 만나는 것이다.

5시에서 6시사이라는 소리를 듣고 주차장이 혼잡할 것 같아 10분전에 학교에 도착했다.

현관 앞과 담벼락에 각 학년 별로 반 명단과 담임선생님 성함과 사진, 그리고 교실위치를 붙여 놓았다.

더운데 사람들이 왜 안 들어가고 입구에 몰려 있을까 했는데 교실로 통하는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열지 않았다.

시간이 아직 안되었다는 것이다.

날씨는 엄청나게 습하고 뜨거워 아이들과 땀을 줄줄 흘리며 불평을 토로했다.

시간이 되어 미로처럼 얽힌 복도를 따라 나연이 교실을 찾아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쾌활하던 아이가 새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좀 긴장하는 것 같다.

교실을 찾아 들어가니 선생님은 반갑다고 아이를 꼭 안아주고, 난 할말을 못 찾아 간신히 인사말만 하고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서류에 서명하고 나왔다.

아이는 작년 선생님이 그리운지 빠르고 씩씩한 발걸음으로 작년 교실에 찾아가 선생님께 인사를 건네니 MRS. MCCABE 또한 새로운 아이들을 맞다가 반갑게 안아 주신다.

아이는 만족한 웃음으로 교실에서 나와 또 E S L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한다.

나도 덩달아 따라 들어가 처음으로 MRS. LEWIS를 뵙고 인사를 나누었다.

일년 사이에 아이가 너무나 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년엔 아이도 나도 교실조차 못 찾아 할 수없이 남편에게 구원 요청을 했는데 올핸 아이가 나를 안내해 주어 따라 다녔고, 난 사실 E S L선생님이나 작년 선생님을 찾아갈 엄두도 내지 못 했다.

일단 영어가 안 되니 모든 것에 당당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화요일부터 개학이라며 너무나 좋아하고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조바심을 친다.

다음주 월요일은 중학생이 되는 큰아이의 open house가 있는 날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중학교로 나누어지니 내 할 일도 두 배로 늘어나는 것 같다.

*이곳은 1학년 선생님은 계속 1학년만 맡고 2학년은 계속 2학년만 맡습니다.

해가 바뀌어도 같은 교실 ,같은 선생님 그대로 입니다. 학생들만 바뀌어서 올라옵니다.

초등학교에서도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