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이제 미국 친구도 생겼어요!

김 정아 2003. 10. 27. 08:02

학교에 다닌 지 1년 반이 넘어가면서 미국 친구들을 사귀어 집에 데려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 아이라면 집에 와서 놀아도 내가 별로 신경 쓸 일이 없는데 미국 아이들이 오면 갈 때까지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오늘도 원석이는 자기 best friend가 놀러 오겠다고 했다며 허락해 달라고 해 그 집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엄마가 Sam을 태우고 왔다. 서로 전화 번호와 이름을 교환하고 그 아이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고 아이들은 앞마당에서 축구를 한다고 축구 골대를 세우고 쿵쾅 거리고 논다..

한국 사람들은 조금 다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데 이곳은 그렇지가 않다.

좋은 마음으로 아이들 놀게 해 놓고 다치면 소송을 걸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어디 한 군데라도 다칠까 나는 안절부절 못하고 옆에서 잔소리를 하고 서 있었다

내 긴장과 달리 아이들은 너무나 신나서 공을 차대고 잔디밭에 엎드려 굴러다니고 괴성을 지르며 논다.

생각해 보면 참 기특하기도 하다.

영어 한마디 못 하던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이렇게 마음 터놓고 씩씩하게 노는 것을 보면 흐뭇해진다.

아침 6시 10분에 일어나 졸린 눈 비비며 학교에 갈 때 "학교 가는 것 재미있니?"하고 물으면 언제나 "재미있어요!"라고 대답한다.

그 한마디에 우리 부부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하는데 아마도 Sam의 역할도 컸으리라 생각한다.

어느 날 아침에 아이는 차를 태워달라고 했다.

"너희 학교까지 너무 멀어서 너 태워다 주고 오면 나연이 학교 가는 것 못 봐주는데?"하고 난색을 표시했더니 학교까지가 아니라 Sam이 버스 타는데 가서 같이 타겠다고 한다.

그래서 Sam 사는 동네까지 갔는데 둘이 만나자 마자 얼마나 좋아하는지.

난 고마운 Sam을 위해 여러 간식들을 준비하는데 Sam은 배고프지 않다며 음료수 하나 마시는 걸로 대신한다.

Sam의 엄마가 오자 아이들은 헤어지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다음 날을 기약하며 돌아섰다.


윗 사진은 샘과 한국 아이 형욱이와 큰 아이의 모습이고, 아래는 나연이 친구 킨더인데 나연이보다 한 학년 아래지만 훨씬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