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섬머 스쿨, 마지막 날

김 정아 2003. 6. 29. 02:43

6월26일 목요일

오늘 마지막 섬머 스쿨이 있었다.

처음 며칠간 행정의 미숙으로 학부형들에게 불만을 샀었다.

스쿨버스를 잘못 태워 학부모와 아이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

앞집 일본 아줌마의 다섯 살 된 아이를 엉뚱한 곳에 내려 주었다고 했다.

아이는 아이대로 울고 있고, 엄마는 아이 찾으려고 눈물 흘리며 찾아다니다 결국 큰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에서 찾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곳에 자기 아이 말고 집 못 찾아간 아이가 또 있었다고 했다.

일본 아줌마는 너무나 화가 나 있었다.

내가 "담임 선생님에게 불만을 이야기해라.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더니 이야기했는데 미안하다는 소리도 안 하더라 면서 정말 나쁜 사람이라며 오늘부터는 자기가 아이 데리러 온다고 했다.

나연이 반에도 버스를 잘 못 타서 고생한 아이가 있다고 담임선생님이 나한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아마 여러 명이 그런 경우를 겪은 것 같다.

그리고 12시 30분에 끝나야 하는 수업이 12시 조금 넘으면 스쿨버스 타러, 아니면 부모가 데리러 오는 곳으로 인솔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우리 아이들은 장학금을 받고 다니까 그렇다 쳐도, 내 돈 내고는 섬머스쿨 못 보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왕좌왕하던 것들이 이틀 지나고 삼일 지나면서 다 정상으로 돌아가고 끝나는 시간도 12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다녔고 정규학교보다 늦게 시작하고 일찍 끝나니 별 부담이 없기도 했다.

더불어 우리 어른들의 섬머 스쿨도 오늘 파티를 하고 종강을 했다.

각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와서 나누어 먹는 시간이었는데 처음엔 멕시코 음식을 거의 못 먹겠더니 요즘은 시도해보는 음식들이 늘어났다.

같이 공부한 사람들과 아쉬운 마음을 접고, 선생님과 진한 포옹으로 이별을 하고 돌아섰다.

내일은 마음껏 늦잠을 자도 좋은 아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