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호텔같은 수영장에서.

김 정아 2003. 6. 4. 04:30

5월 30일 금요일

방학이후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 미리 고민했지만 그럭저럭 바쁘게 보내고 있다.

생각만큼 두 아이가 싸우지도 않아서 두 달 동안 데리고 있으라고 해도 별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다른 동네 수영장에 갔다.

처음에 아파트에 살 때 단지 안에 수영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꽤나 감동했다.

역시 미국은 축복 받은 땅이라서 수영장 만들 땅과 돈도 있구나 라며 사진을 찍어 댔다.

깨끗하고, 꽤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무 그늘도 있어서 난 그 수영장이 최고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곳에 이사 와서 보고는 이 곳의 크기와 규모에 다시 감탄했다.

두 개나 되는 수영장에 수영선수들이 훈련해도 될 만큼 넓고, 크고 작은 풀이 있어서 아주 어린아이들도 신나게 놀 수 있고, 구조대원 겸 관리원이 있어서 안전도 그만이었다.

최대의 이점은 이곳에 사는 주민은 어느 때든 무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수영장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간 곳은 더 훌륭했다.

가까이 지내는 이가 자기 동네에 비취 수영장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해서 여러 가족이 묻어서 그 수영장을 향했다.

발리나 유명 여행지의 수영장이 이럴까 싶을 만큼 환상적이었다.

하얀 모래밭이 있고 그 곳에 수영장이 있어서 아이들은 흡사 바닷가에 온 것처럼 물 속에서 놀다가 지겨우면 밖으로 나와 모래 놀이를 하고 놀았다.

그러다가 또 심심하면 수영장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기도 하고.

수영장 바로 옆에는 커다란 인공호수가 있어 보트와 요트를 무료로 즐길 수 도 있었다.

호수 한가운데 분수가 뿜어져 나왔는데 보트를 타고 분수 한가운데서 온통 물벼락을 맞는 진기한 경험까지 하게 되었다.

어른들은 나무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아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재미있는 것은 서양의 모든 엄마들은 수영을 하지 않아도 수영복을 입고 햇빛을 찾아 드러눕지만, 동양인들은 수영복 입고 있는 사람도 드물고, 그늘만 찾는 것이다.

확연한 이 차이가 커다란 문화적 이질감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케리비언 베이가 부럽지 않을 만큼 신나게 놀다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이들의 코고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