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토요일
휴스턴의 대중교통은 자가용이다.
우리 동네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자가용을 타고 다른 동네까지 가서 주차를 하고 난 다음에 이용해야 한다.
영화관이나
한국 타운이나 큰 market에 가는 버스도 없고 오로지 downtown 가는 노선만 있다.
남편에게 "한국 가기 전에 시내 버스
한 번 타 볼 수 있을까 ?"했더니 "아마 힘들겠지?"라고 말한다.
이곳엔 각 가정마다 자가용 두 대가
기본이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아내는 아내대로 시장을 보거나 아이들 pick up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차 한 대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녀가 16세가 되면 형편이 되는 집에서는 아이들 차를 따로 마련해주기도 한다.
우리
앞 집 인도 아줌마 집은 차가 세 대이다.
자가용이 많아서 버스가 안 다니는지, 아니면 버스가 안 다녀서 자가용이 많은지 알 수는
없지만 버스를 타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이 기차를 탄다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텍사스 전체에서
기차가 다니는 곳은 아주 일부분인 것 같다.
오늘 텍사스 기차를 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김밥을 싸서 6시에
출발했다.
palestine이란 조그만 도시를 향해 4시간 가까이 운전을 했다.
가는 길에 보이는, 바다처럼 규모가 큰
호수는 마음을 풍요롭게 했고 , 아주 조그만 도시라 인적도 드물고 아담한 시내가 정겹게 다가왔다.
하루에 한 번 운행하는 이 열차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에어컨 시설이 되어있는 일등석과, 창문을 열고 달리는 자연풍을 맞는 일반석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향수를 느끼려는 듯 많은 미국사람들이 딱딱한 나무 의자 와 자연풍이 있는 일반석에 앉았다.
보안관들이 지나가는 행인을
붙들고 쇼를 펼치기도 했다.
행인의 머리 위에 풍선을 올려놓고 총으로 명중시키는 것이었는데 아마 실탄은 아닐
것이다.
간 큰 행인들이 실험 대상이 되겠다고 자처하는 모습
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마치 빌헬름 텔의 사과가
생각나기도 했다.
기차가 출발하고 나서도 두 보안관이 올라와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숲을 가르고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는 열차는 소풍을 나온 어린아이처럼 마냥 마음을 들뜨게 했다.
넓은 호숫가에 연꽃이 벌써 피었다 지고 악어가 나온다는 말에
우리 아이들은 신기하게 쳐다본다.
기차는 아침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1시간 30분을 달려 우리를
내려놓았다.
점심을 먹고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한적한 오후를 보냈다.
한국말이 들린다 싶어 돌아보니 달라스 어느
교회에서 왔다는 많은 한국인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와 있었다.
우리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사람은 꼭 있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기차가 돌아갈 시간이 되어 우리는 아쉬움을 접고 다시 기차에 올랐고 남편은 다시 4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 휴스턴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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