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드디어 마지막 축구 경기.

김 정아 2003. 4. 30. 05:36

4월 26일 토요일

10게임의 실전 축구와 15번 정도의 축구 연습활동이 오늘 드디어 끝났다.

일주일에 두 번의 축구 연습과 게임은 나와 아이에게 시간적으로 상당한 부담이었다.

피아노, 클라리넷, 영어, 축구가 일주일 내내 오후 시간을 꽉 채워 좀처럼 여유가 없었다.

특히 축구는 필드에 나가 한 시간 반을 지켜보아야 하고, 말 안 통하는 미국엄마들과 가끔씩 한마디라도 나누어야 되어서 내게는 딱 죽을 맛이었다.

10게임의 실전에서 우리 아이 팀의 성적은 2승 8패이다.

아이들의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는 것 같더니 오늘 마지막 게임은 실로 땀을 쥐게 했다.

양쪽 팀 부모들의 함성이 끝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고, 팽팽한 실력으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더니 가까스로 3-2로 마지막 게임을 승리로 장식했다.

물론 부모들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선수들을 헹가래 쳐주고 마음껏 축하해 주었다.

어떤 모임이든 마지막은 파티로 진행되는데 오늘도 게임이 끝나자 아이들과 부모들이 이탈리안 까페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이들은 모든 모임을 파티라고 칭하는 경향이 많다.

춤을 추고, 멋진 드레스를 차려입고, 예쁘게 꾸민 파티장을 상상하면 낭패다.

각자 가족들 것을 시켜서 자기 돈을 내고 식사를 했다.

미국 사람 속에 언제나 혼자인 동양인이었는데 오늘 남편이 옆에 같이 있어서 너무나 마음이 편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이 사람들에게 갑자기 진한 애정이 솟아나기도 했고, 멋진 제프리 아빠를 더 못 본다는 것도 서운했다.(남편과 내가 의견일치를 본 사항입니다. 남편도 제프리 아빠가 참 멋있다고 했거든요.)

원석이는 다음 학기에도 축구팀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내가 힘들다는 핑계로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다음 학기에도 나는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