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50분을 운전해 컴퓨터 수업을 들으러 가요!

김 정아 2005. 9. 2. 02:30

2005년 8월 30일 화요일

 

컴퓨터 반에 등록을 했기 때문에 매주 화요일은 수업을 들으러 먼길을 운전해야 한다.

 

평소 30분이면 갈 거리를 50분이나 걸려 도착하게 되었다.

 

집 앞 도로에서부터 확장 공사를 시작한 고속도로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나아짐이 없이 공사 진행 중이다.

 

얼마나 혜택을 받게 될지 모르지만 한인타운을 나갈 때마다 마음에 부담이 많이 된다.

 

더 삭막해진 도로, 빼곡하게 들어찬 차로 거북이 운전을 해야 한다.

 

더구나 학원 시작이 9시부터니 출근하는 차들로 북적이는 차량의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한국은 걸어서 10분이면 원하는 학원에 도착할 수 있을 텐데 50분이나 운전해야 한다.

 

기름 값도 엄청나게 올라 한인타운 한 번 나갔다 오면 주유기의 눈금이 눈에 보일 만큼 내려와 있다.

 

홈페이지 반을 수강했지만 사실 난 블로그 하나면 충분하고 이것저것 만들어 운영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고민도 없이 컴퓨터 반에 등록을 했다.

 

이렇게 뭔가라도 하고 있으면 기분이 참 좋다.

 

살아있다는 느낌, 긴장하며 살고 있다는 느낌, 내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도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기쁨, 이런 느낌이 참 좋다.

 

배우고 싶은 것은 많지만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지 않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인 선생님의 강의에, 한국인들이 학생이니 마음은 참 편하다.

 

오늘 첫 수업, 중간에 남편의 부름(?)을 받고 수업을 못 끝내고 왔지만 마음이 충만한 하루였다.

 

*사진이 없으니 허전해 아이가 좋아하는 차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언젠가 제게 이 차를 사주겠다고 합니다. 저한테 사달라고나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