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태국, 홍콩, 대만, 일본 아줌마들 ,우리집에 놀러오다.

김 정아 2003. 3. 24. 00:33

3월 11일 화요일

우리 테이블의 타이, 홍콩, 태국, 일본, 한국 아줌마들 10명이 우리 집에 모였다.

각자 돌아가면서 집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만들어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오래 전에 제의를 해 모두 찬성했다.

지난주에는 뷔페에서 같이 음식을 먹었고 "다음 번에는 내가 한국 스타일의 카레 라이스를 해 주겠다"고 하자 모두들 신나하며 언제 초대 할 거냐고 그 자리에서 우리 집의 약도를 묻고 너무나 관심을 나타내서 더 미룰 수가 없어 다음주 화요일에 하겠다고 말을 했었다.

같은 한국인도 아니고 외국인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무거워 어제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안 청소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리고 일요일에 사온 꽃들과 딸기 모종, 방울토마토 모종, 고추 모종, 상추 모종도 심고 보니 반나절 해가 빠듯했다.

밤늦게 카레에 들어갈 채소들을 손질하고 볶고, 해물 파전 준비도 마치고 오늘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 손님 맞을 마지막 준비를 마치고 학교에 갔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너무 들떠 나를 보자 반가운 아침 인사를 건넨다.

2교시 끝나기 10분 전 쯤에 나는 일어나 먼저 집에 왔고 나중에 도착한 이들이 너무 좋아하며 부엌에서 이 음식에는 뭐가 들어가고 어떻게 하는지 묻느라고 정신이 없다.

준비한 음식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내가 만든 식혜와 한국 사과와 한국 배를 내놓자 다들 입맛에 맞는다고 좋아했다.

그리고 다음주 봄방학에 다시 만나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공원에 가기로 결정도 했다.

오랫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학교에 아이들 데리러 가는 엄마들이 많아 헤어지면서 한국에서 사온 크레파스 한 타스씩과 카레 한 봉지씩을 주자 너무나 고마워하면서 "오늘 너무 행복해서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며 만족해서 집에 돌아갔다.

하고 싶은 말은 엄청나게 많지만 영어가 따라주어야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