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나의 가장 큰 소망은 중국 유학 .

김 정아 2003. 4. 10. 02:41
3월 13일 목요일

오늘 학교에서 Pot of gold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고 선생님의 말을 대충 듣자하니 희망사항이나 자기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

가장 이루고싶은 두 가지 희망으로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그 중에 가장 큰 소망 하나는 언젠가는, 꼭 언젠가는 중국에 가서 살아보는 일이다.

가능한 나이 50이 넘기 전에 아이들과 중국 유학을 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고 간절한 희망사항이다.

명목만 중국어 전공이고 실제 중국어는 한 번도 가르쳐 본 적이 없어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대학 때부터 소원하던 북경에 가서,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중국사람처럼 말 해 보는 것이 내가 원하는 가장 큰 소원이다.

여기서도 대만 사람들과는 내가 원하면 중국어를 말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지만 일단 영어가 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 이왕 중국어를 할거라면 북경 표준어를 배우고 싶어 학교에서도 중국 사람들과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이지만 그들은 내가 한국에서 한문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중국어를 조금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만 아저씨 한 사람은 아침마다 내게 중국어로 인사를 건네고 중국 신문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는 영어를 잘 하는 사람 보다 중국어 잘하는 사람이 더 부럽다.

손을 들고 나의 가장 큰 Pot of gold에 대해 이야기 하니 선생님은 꼭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해주고 많은 대만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 꿈 하나!

작년에 이 곳에 온 후로 나는 거의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있다.

남들이 못 하는 귀한 경험을 하는데 하루하루 그냥 지나가기 너무나 아까워 기록을 하고 컬럼으로 올리는데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라고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 일기가 결코 상품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미국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있고, 미국이란 나라가 이제 더 이상 신비로운 나라도 아니고, 갈 수 없는 먼 나라도 아니고, 시간과 돈만 있다면 누구나 갈 수 있는 평범한 이웃 나라일 뿐이다.

평범한 이웃 나라에 대한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일이고, 더군다나 나에게 글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을 내라는 소리를 기분 좋은 농담으로, 나에 대한 최고의 찬사로 듣고 그냥 무심코 흘리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에 돌아가는 날, 나는 빈손이 아닌 나의 일기를 책으로 만들어 가까운 나의 친구와 가족들에게 선물하기를 원한다.

30권쯤만 자비(自費)를 들여 예쁜 디자인의 표지를 만들고 책 맨 뒤 부분에 나오는 '펴낸 곳' '박은 날' '펴낸 날' '주소' 등도 그럴 듯하게 꾸며 사인도 해서 나의 귀국 선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줄 것이다.

그리고 훗날 나의 아이들이 사회인으로 성장 할 때 과거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나의 책 한 권씩을 선물할 것이다.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면 일기 쓰는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이 두 가지 큰 희망으로 나는 오늘도 살아가는 일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