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네!

김 정아 2005. 8. 27. 10:50

2005년 8월 26일 금요일

 

이번 주 내내 나연이는 학교 버스를 타지 않고 있다.
평소보다 빨리 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내가 데려다 주고 있다.

 

이 학교는 4학년이 아침 조회 방송을 맡아 하고 있다.
다섯 명의 아이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아나운서 멘트를 한다.
나연이가 잘 해서 뽑힌 것은 아니고 돌아가면서 일 주일씩 하게 되어 있다.

 

어떤 아이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어떤 아이는 오늘의 날씨를, 어떤 아이는 생일 맞은 아이들의 이름을 말해주고, 어떤 아이는 날짜와 요일 등등으로 다섯 명이 나누어서 진행한다.

 

엄마 된 입장으로 내 딸이 학교의 텔레비젼에 나온다니 좀더 예쁘게 보이기를 바라고, 좀더 깔끔하게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녁마다 옷을 뭘 입혀야 하나, 머리를 어떻게 해 주어야 하나 고민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아침은 먹이지 않더라도  이 옷 저 옷 입혀 보느라 시간이 빠듯해져서 집을 나서곤 했다.

 

뭐가 중요한 지 순서가 바뀐 한 주일이었다.
아이들에게 아침 먹여 보내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덕분에 아이는 친구들에게 잘 했다고 칭찬도 받고, 텔레비젼에 나왔다고 신나서 다닌 일주일이었다.

 

 


 *밥을 못 먹어 요구르트 하나 빨고 있습니다. 그래도 도시락 가방은 잘 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