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칭찬 받다.

김 정아 2005. 8. 22. 04:34

2005년 8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4학년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 6시에 학교로 향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는 학부모 수가 줄어드는 것 같다.
1학년 땐 남편도 같이 갔었는데 굳이 가지 않아도 학교 생활에 지장이 없고 개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 것 같다.
그래도 1년에 공식적으로 두 번 가는 날 중의 하루인데 정말이지 가기는 너무 싫지만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강당에 학부형들이 모이고 4학년 선생님들을 교장선생님이 소개해 주시고, 두 분의 교감 선생님과 상담선생님도 각자 분야의 도움 말씀을 주셨다.
4년째 살고 있다고 이제 선생님들의 말씀이 귀에 많이 들어온다.
스스로 대견해하며 아이 교실로 들어갔다.

 

Mrs. clack 선생님 반과 Mrs. Lowis선생님 반 엄마들이 모여 선생님들의 각 학과 이야기를 들었고 올해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다.

 

여러 세부사항들을 듣고 끝나는 시간이 되어 돌아가려고 일어서니
자신을 Brian 엄마라고 소개하며 한 엄마가 다가왔다.
나를 보자마자 고맙다는 말을 건네 왜 그러냐고 했더니 " 브라이언은 노르웨이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거기서 자랐고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 왔다.
영어를 잘못하는데 나연이가 너무 많이 도와주어서 꼭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꼭 내 대신 나연이에게 전해 달라"며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러는 중에 담임선생님께서도 내게 다가와 한마디 거드신다
"나연이 너무 착한 아이다. 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라고 하셔 난 기분이 무척 좋아지며 다른 엄마들 앞에서 칭찬 받았다고 어린아이들처럼 뻐기고 싶어졌다.

 

선생님 앞에서 아이 칭찬 받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이렇게 좋은 건 줄 알았으면 교사로 근무했을 때 나도 더 많이 칭찬 해 줄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내 말 한마디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을 예전의 두 학부모에게 내가 너무 잘 못한 거구나 라며 반성도 해 보았다.
그 땐 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지 않아 그 마음을 내가 몰랐던 것이다.

 

아무튼 난 내 아이가 공부만큼 중요하게 남과 더불어 살아가고, 남의 어려움을 같이 할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랬는데 그 길에 가까워진 것 같아 또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