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강을 따라.

♥오리엔떼: 오리엔떼 가는 길이 너무나 험난하고 힘들었다.

새벽 5시에 라울이 와서 깨워 어둠을 뚫고 길을 나섰다.

이반이 못 미더워 대사관 직원 라울을 대동했다.

라울은 모든 일에 센스있고 민첩하고 잘 생긴 30대 후반 쯤 되는 사람인데 동생과도 잘 통한다.

거의 5시간을 가다가 어느 동네를 지나는데 동네 사람들이 모두 깡패인지 길가에 모두 몽둥이 한 개씩을 들고 나와 한쪽 길을 막아 놓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돈을 요구해 1불을 주었다.

통치가 어려운지 불법이 판을 치는 세상이 우리 나라의 50년대를 연상하게 했다. 고산지대인 끼토를 내려와 해안 지대에 도착했을 땐 날이 너무 더워 숨이 헐떡거려졌다.

도중에 아마존 상류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자리를 펴니 웬 야생원숭이들이 몰려다니다가 우리의 식사인 라면을 한 봉지 순식간에 빼앗아 갔다.

조심하며 라면을 먹는데 다 식혀 놓은 나연이 라면을 채어 갔다.

엄마가 큰 소리로 꾸짖으니 도리어 화를 내며 나무껍질을 긁어 대는 것이다.

모터 배를 타고 아마존강을 내려가다 보니 그림 같은 호텔이 나왔다.

동생 덕이 아니라면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할만큼 황홀했다.

도도히 흘러가는 아마존강이 내려다보이는 객실에 당도하니 천국이 따로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수영장에 들어갔는데 한국은 엄청나게 추운 이 계절에 더워서 물 속에서 논 다고 생각하니 '동서의 차이가 이렇게 큰가'라는 생각도 든다.

수영장에서 나와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그림에서나 나오는 듯한 허름한 시골집들이 많이 보인다.

웅장하고 세련된 건물들 보다 오히려 사람 사는 정겨움이 묻어 났다.

다음날 배를 이용해 아마존강을 한바퀴 돌며 호텔에서 운영하는 농장에 들어가 바나나 5불 어치를 샀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들 수가 없었다.

그 바나나가 요리용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도 맛을 못 보고 이반, 라울, 경비실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는 선심을 베풀었다.

돌아오는 길에 악마의 밥그릇이라는 폭포에 도착해 구경했다.

어찌나 더운지 사람들의 옷차림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젊은 아가씨들은 브래지어만 입고 다녔다.

내가 봐도 민망해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를 만큼 당황스러웠다.


♥산파울로 호수 : 낮은 구름이 내려앉고, 화전이 보이고, 호수 위에 배 한 척이 떠 있고, 호수 주위에 세워진 호텔은 세상의 근심을 잊을 수 있게 화려하고 예쁘게 지어져 있었다.

라마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이곳에서 이반의 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이 있었는데 사진이 귀한지 자기한테 달라고 해 주어버렸더니 지금
은 좀 아쉽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인데 사진이라도 한 장이라도 가지고 있을 걸.



♥오따발로 : 에콰도로 사람들의 전통적인 수편물과 생활 용품을 파는 대규모 시장이다.

화산호수 지나서 있는 재래시장인데 갖고 싶은 물건들이 무지하게 많았다.

목각 인형과 수편물 용품들은 세계에서 알아준다고 한다.



♥화산 호수 : 점심을 먹고 아직도 화산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호수를 배를 타고 돌았다.

동굴도 보이고 호수는 지금도 물이 뽀글뽀글 끓어오르고 있었고 사람이 접근하지 못해 산 속에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돌아가는 길에 이 나라 어린이들이 차가 다니는 길의 한쪽 끝에 실을 매고 차가 오면 실을 높이 당겼다가 차가 정지하면 돈을 요구하는 것을 자주 보았다

끼토 시내에서도 어린아이를 등에 업은 메스티족들이 차가 지나가면 돈을 요구하거나 빠빠야 바나나 등의 과일을 팔며 돈을 요구하는 모습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꼬또팍시 : 만년설이 쌓여 있는 곳으로 근처에는 파란 풀을 볼 수 없다.

추운 지방이라 겨울옷을 모두 동원하고 올라갔다.

정말 화가 나는 것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국인보다 무려 10배가 넘는 입장료를 받는 것이다.

모든 관광지와 박물관, 공항에도 적용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내국인이라고 외국인보다 많이 내고 해외에서는 외국인이라서 많이 내고 억울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