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6일 수요일
7,8년 전부터 우리 집에 청소를 하러 오는 멕시코 아줌마가 있다.
전에 살던 집에는 2주에 한 번 왔는데 여기로 이사 오면서는 한 달에 한 번 온다.
전처럼 2 주에 한 번 와 달라고 했는데 집이 넓어서 2 주에 한 번 오기는 힘들다고 해 한달에 한 번이 되었다.
그런데 이 아줌마 일 하는 것이 딱히 맘에 들지는 않았다.
구석에 먼지는 닦고 청소는 하는 것 같지만 정리정돈에는 소질이 없다.
주방 도구 같은 것을 싱크대나 카운터 탑에 내 놓지 말라고 배웠는 지 청소를 하고 간 다음에, 난 칼 하나 주걱 하나 찾으려면 온 서랍을 다 뒤져야 한다.
칼이나 숟가락 젓가락 넣는 서랍이 종류별로 있는데도 아무데나 쑤셔 넣어 버리니 너무 짜증이 난다.
그럴 때마다 이제 그만 오라고 하고 내가 할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래도 그걸 감안하고 써 왔던 것은 손을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서이다.
그런데 5월에 이제 그만 오라고 했다.
3월 중순에 왔다가 4 월에 많은 사람을 부를 일이 있어 오라고 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안 오고 5월 말에나 전화가 와서 5월 30일에나 오겠다고 하니 우리 집이 안중에 없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나 혼자 할테니 이제 그만 오라고 했다.
그런데 남편이 왜 사람 안 부르냐고 자기가 너무 불편하니 그 아줌마가 안 되면 다른 사람을 찾으라고 성화를 부렸다.
사실 몇 달이 지나니 나도 청소하기가 너무 힘들고 2층 올라가는 계단에 먼지가 쌓이고 안 보이는 구석에 거미줄이 쳐지기도 해서 여기 저기 알아보니 비용이 내가 내는 것보다 훨씬 비싸기도 하고 ,쓰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도 자기 집 아줌마는 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
남편은 자꾸 재촉을 하고, 나도 더 이상 혼자 감당이 안 되어 자존심을 접고 우리 집에 왔던 베르타에게 다시 와 줄 수 있느냐고 문자를 하고 조마조마하게 답을 기다리는데 “yes “ 라고 왔다.
서로 시간을 조율하는데 수요일 새벽 6시 20분에 오겠다고 한다.
아이구, 새벽 6시 20분이면 난 일어날 시간도 아닌데 거절하면 또 미루어질까봐 오라고 했다.
그래서 베르타는 6시 20분에 와서 청소를 하고 중간에 나는 골프를 하러 갔다.
청소를 내 맘에 들게 하지는 않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제 오랫동안 같이 가야겠다.
*후기
어제 골프 치고 친구들과 저녁 먹고 맥주 한 잔하고 집에 늦게 들어와서 몰랐는데 오늘 아침에 잠시 후회를 했네요
아침에 보니 컵을 씻지도 않고 수납을 했어요
제가 출근하기 전에 물을 마셨는 지 컵에 립스틱 묻어 있었는데 닦지도 않고 넣어 두었어요
컵 따로, 접시 따로 수납장이 있는데 제가 자주 쓰던 접시들이 안 보여서 이곳 저곳 열다가 컵 수납장에서 찾았어요.
그래도 이제 불평하지 않으려고요
*부엌에 내 놓은 물건이 별로 없이 깨끗합니다.
오늘 밥을 안 해서 안 살펴 봤지만 국자 하나 찾으려면 전 온 서랍을 다 뒤져야 합니다.ㅋㅋ
우리 집에 와 주는 것만으로도 이제 감지덕지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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