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일 화요일
이틀을 쉬고 오늘 가게에 나왔다.
어제 메니저 티나는 나에게 문자를 보내 내 남편이 출장 중인지, 휴스턴에 있는 지를 물어 지금은 휴스턴에 있다고 말 해 주었다.
퇴근한 남편한테 티나가 뭐 물어 볼게 있다고 하던데 뭐야? 했더니 차 타이어가 구멍이 났는데 품질 보증 기간이 지났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2년 전에 남편이 타던 차를 우리 메니저에게 주었는데 타이어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고 했다.
소모품인 타이어에 무상 보증 수리 기간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보지 못해서 아침에 출근해서 차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눈물을 쏟아 낸다.
티나의 처지가 참 딱하다.
아버지도 없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 믿을 거라고는 본인 몸 하나 뿐인데 고등학생 때 같은 나이의 남자애 사이에 애가 생겼고 그 이후로 아버지가 다른 아이 넷을 낳았다.
아이를 낳을때도 찾아오지도 않던 엄마가 당뇨로 병든 몸을 하고 찾아와 티나에게 기대어 살고 있다.
당뇨 합병증으로 처음엔 발가락을 잘라내고 염증이 생겨 종아리를 잘라내고 또 수술이 잘못 되어 어제 허리 아래까지 한 다리를 다 절단했다.
그 때마다 엄마를 데리고 병원에 찾아다니고 케어를 했는데 그 중간에 아무 일도 안 하는 언니가 자기 아이까지 한겨울에 신발도 없이 맡기고 그는 감옥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다행히도 지금의 남자를 만나 세번째, 네번째 아이를 낳았는데 남편도 아무 일을 하지 않고 막내를 보고 있다.
순전히 티나 혼자 벌어 생활을 하는데 델리에서 받는 월급이야 너무나 뻔하다.
혼자 벌어 렌트비 내고 식료품을 사는 빠듯한 생활을 하는데 몇 달 전에 시부모가 개 20마리를 데리고 티나 집으로 들어왔다.
살던 집이 국유지였는지 뭐였는지 거의 쫒겨나다시피해서 와서 한 달 만 있다 가겠다는 것이 무한정으로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집에 식구 8명과 뒷마당에 개 20마리가 북적거리며 사는데 시부모라는 사람은 생활비 한 푼을 안 내고 타이어 구멍난 것 바꾸려고 돈 좀 빌려달라고 했더니 거부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 집 전기 요금이 이번달에 411불이 나왔는데 티나 집이 600불이 넘게 나왔다.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며느리 혼자 벌어 힘들게 사는 데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데도 기댈 언덕이 없는 티나가 딱하기만 하지만 긴 인생에 언젠가는 꼭 웃게 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타이어 가격을 알아보니 150불 정도 하는 것 같던데 티나에게 300불을 주면서 타이어 새 것으로 바꾸라고 했다.
*2 년 전에 남편이 타던 제네시스를 티나에게 주었어요
오늘 보니 타이어를 바꾸어서 왔네요.
어제는 저 뒷바퀴가 스페어 티이어였거든요.
원래 그 타이어가 임시 방편이라 속도도 못 내고 쓸 수 있는 시간이 제한 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한 시간 반 기다려 새 것 사서 바꾸었어요
180불 쯤 들었다고 하네요.
'기쁘거나 슬프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오는 날, 나의 하루 (33) | 2023.10.06 |
---|---|
너희들은 대체 왜 이러는거니? (22) | 2023.10.05 |
친구 아들의 결혼식 ,뉴욕에서 1박 2일 (20) | 2023.09.24 |
아이들아, 고마워! (36) | 2023.09.13 |
두어 달 만에 비님이 오시네 (32) | 2023.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