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용돈을 받는 날이 다 오네!

김 정아 2023. 8. 26. 08:27

2023년 8월 25일 금요일
 
딸 아이는 올해 5월에 의대를 졸업하고 7월부터 이비인후과 레지던트를 시작했다.
난 아이에게 "첫월급을 타면 한국에선 부모님한테 속옷을 선물하는데 너도 첫 월급을 타면 엄마 아빠 속옷 선물 해줘.니가 속옷을 사기엔 사이즈도 모를테니 그냥 돈으로 주면 엄마 아빠가 알아서 할게." 했더니 
"엄마, 그럼 얼마 주면 되?" 해서
"엄마한테 천불, 아빠한테 천불해서 2천불 엄마한테 보내" 했다.
"엄마 ,레지던트 월급이 4천불 조금 넘는데 2천불 보내면 나는 뭐 먹고 살아?" 해서
"너를 대학 졸업시키고 대학원 졸업시키는데 엄마 아빠가 얼마나 등골이 휘었는데 겨우 2천불 가지고 그러냐?' 했더니
"알았어 엄마, 월급타면 2천불 보낼게" 하고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7월이 지나서 월급을 받았다는데 너무 바빠 은행일을 못 본다고 하더니 오늘 전화가 왔다.

"엄마, 내가 2천불 엄마 통장으로 보냈어" 한다.
사실 2천불이면 누구에게나 너무나 큰 돈이다.
무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주장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우리 아이들은 아주 어릴 적부터 우리 부부 생일, 어머니 날, 아버지날엔 무조건 자기네들 돈을 들여서 선물을 해 왔다.
종이 꽃으로 때운다든지, 편지 한장으로 끝내지 못하게 교육을 시켜 왔다.
아이들 어려 어느 해엔가는 남편이 중국으로 출장을 갔는데 그 사이에 내 생일이 끼어 있었다.
남편은 전화로 “엄마 생일이 언제인것 알지? 잊어버리지 말고 엄마 선물 꼭 사드려 ”했는데 운전 해 줄 사람이 없었다.
남편은 자기 절친한데 부탁을 해 아이들 쇼핑센터 좀 데려다 달라고 해서 선물을 사게도 만들었다.
고마움은 꼭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딸에게 2천불은 엄청 큰 돈인 줄 알면서도 그동안 서포트 해 준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라고 2천불을 보내라고 했는데 진짜 받고 보니 눈물 날뻔했다.
 
이 귀한 돈을 어디에 쓰지? 하다가 수영장 가구들을 사기로 했다.
내 돈을 좀 보태야 되겠지만 딸이 준 돈으로 가구를 사면 오랫동안 기억 될 것 같다.
 
*나연아 , 고마워 잘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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