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한 걱정을 덜다

김 정아 2023. 7. 2. 07:52

2023년 7월 1일 토요일
 
큰 아이는 수의대를 졸업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해 인턴 3년 과정을 마치고 지금 레지던트 1년차가 끝나가고 있다.
 
이 넓은 미국에 수의대가 전체 33개 밖에 없다.
난 50개 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50개가 아니고 33개라고 하니 수의대를 들어갈 때부터 경쟁율이 어마어마 했다.
졸업을 하고 인턴 과정을 들어갈 때도 피튀기는 경쟁 속을 걸어야 했고 그 다음 레지던트를 가기 위해 1년 재수를 하며 리서치를 했다.
 
정말 힘들게 레지던트를 합격해 미네소타 주립 대학에서 맘 편히 레지던트 코스를 마치는 가 했더니 변수가 생겼다.
 
레지던트들을 지도하는 교수들이 두 명이나 연봉 좋은 곳으로 옮겨가게 되어 더 이상 레지던트를 맡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년 학년부터가 아니라 지금 있는 레지던트들도 각자 알아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수 없고, 공부는 더 하고 싶어 이리저리 레지던트 코스를 백방으로 알아 보았다.
수의사 사회가 워낙 좁다 보니 한 사람만 통하면 서로를 알 수 있는 곳인데 아이가 워낙 성실하게 일을 하다 보니 평판이 좋아 플로리다 대학에서 오퍼가 들어왔다.
인터뷰를 하고 기다리기까지 피 말리는 시간들이었는데 어제 드디어 정식 문서가 왔고 사인을 해서 플로리다 대학으로 보내면서 모든 절차가 끝났다.
 
오늘과 내일 마지막으로 미네소타 대학에서 수술 몇 건을 하고 바로 플로리다 대학에 가서 오리엔테이션을 갖는다.
플로리다에서 편의를 봐 주어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일주일간의 이사 기간을 주어 7월 중순이면 이사도 가게 된다.
 
언젠가 아이는 내게 푸념을 했었다.
자기 인생은 술술 풀리는 게 없고 항상 꼬이기만 한다고. 
인턴 메이트들로 힘들고, 지도교수 때문에 힘들고,힘들게 들어간 레지던트도 1년만에 종지부를 찍어 사는 게 힘들다고 했는데 나머지 2년은 정말 제대로 좀 풀렸으면 좋겠다.
 
그 동안 우리 부부도 아이만큼이나 마음 고생이 심했다.
레지던트 진행 과정을 물어보고 싶어도 아이가 말을 할 때까지 입 닫고 살아야했고, 일반 수의사로 돌아가는 것은 우리도 너무 싫어 긴장 속에 살아야 했는데 결국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갖게 되어 참 기분이 좋다.
 
* 딸 아이 부부가 큰 아이가 있는 미네소타에 방문해서 2박 3일을 보내고 왔어요.
각자 짝들과 저렇게 오붓하게 모여 밥을 먹는 사진을 보내 왔는데 보고만 있어도 정말 흐뭇했네요.
아들의 여친도 얼마나 이쁜 지 빨리 결혼을 해서 제 며느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