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노견이 된 할머니 슈가

김 정아 2020. 8. 10. 04:53

2020년 8월 9일 일요일

슈가가 우리 집에 온 지도 벌써 13년이다.

혈기 왕성해 한 번 산책을 나가면 오히려 나를 끌고 다닐 정도였고 집에 사람이 오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핥아 대었던 아이가 이제 늙어서 아무 기력이 없다.

이전엔 집에 차가 들어오면 누구 차인지까지 구분했던 청력이 어디로 갔는지 사람이 들어와도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한다.

잘 걷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해 밥그릇에 밥을 주어도 한참을 헤매며 이리저리 머리를 찢고 다니다 간신히 밥그릇을 찾아 몇 번 핥아 대다 만다.

켈리로니아를 떠나기 전날 초코랫을 먹어 아이 가슴을 철렁하게 해 병원에서 피 검사를 하느라 앞다리 털을 밀기도 했다.

먼길을 차에 타고 와서 그런지 기력이 없고 설사를 해 병원에 하루 입원을 하기도 했다.

수의사 오빠가 지극정성으로 관리를 해 벌써 떠나야 할 아이를 아직까지 붙잡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서서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다.

 

 

*병원을 제 집 드나들 듯 하고 있어요. 벌써 세 번이나 병원에 다녀왔고 피검사를 하고 와서 붕대를 감고 있어요.

오랫만에 봤는데 몸에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어요.

 

 

눈이 안 보여 벽에 다 부딫히고 다닙니다. 아침에 아이가 나가면 제 방을 찾아 들어오는데 아이 방에서 제 방까지 한 걸음 한 걸음이 다 도전이다 싶어 나가기 전에 제 방에 내려 놓고 가라고 했어요.

 

 

 

기력이 딸려 영양 주사를 맞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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