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8일 금요일
우리 기도 모임에 리아 엄마가 있다.
몇 년 전에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되어 친분을 쌓아 오다가 작년에 6개월도 채 안 되었던 리아의 동생, 세라의 대모가 되면서 두 가족과의 관계가 하느님 안에서 맺어지게 되었다.
그 동안 리아의 외할머니께서 동시집도 내시고 수필집도 내시면서 친히 사인을 하셔서 책을 여러권을 보내 주셨다.
그 중 얼마 전부터 시집'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지만'을 읽게 되었다.
요즘은 성서를 읽는다는 핑계로 일반 서적을 읽을 여유가 없었는데 이 시집은 정말 어린이의 눈처럼 맑은 향기가 난다.
운동을 마치고, 식사를 끝내고 여유로운 시간에 느긋하게 한 장씩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라는 것이 막연히 미사여구를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상언어 그 자체도 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시집이다.
그 중 '착한 나이듦'이라는 시이다.
그냥 다른 이의 말만 들을 것
맨 나중에라도
나의 말로 깃발 올리지 말 것
누군가의 배고픔을 읽어 낼 수 있을 것
또 다른 이의 서럽고 분한 잔에는
술을 채울 수 있을 것
아주 더운 날,
맨발과 겨드랑이를 보아도 개념치 말고
몹시 추운 날,
그들이 오기 전에 방안을 데워 놓을 것
나이 듦은
있던 모서리 깎아져 둥글어지게
그래지지 않을 때는
언제나쓰다듬고 어루만져 줄 수 있을 것
그것이 억울하거나
섭섭하지 않을 것
내게 그래주기를 기대치 말 것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할 지 ,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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