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아이가 걸었던 멋진 길들

김 정아 2010. 8. 1. 23:05

2010년 8월 1일 일요일

원석이 오늘 아침 비행기로 한국엘 갔습니다.

산티아고에서 돌아온 지 4일만에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젊은 아이, 아니 아직 어린가요?

여하튼 38일을 남의 나라에 다녀와서 엄청 피곤할만도 한데 젊어서 그런지 피곤함도 빨리 풀어버리네요.

수요일에 돌아와서 목요일엔 하루종일 집에 있었고 금 토요일은 친구들과 식사도 같이 하면서 지냈어요.

대학에 들어가면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기 어려워진다고 어제 늦게까지 놀고 오라고 했어요.

 

대학 입학 하기 전에 시간이 있을 때 할머니랑 할아버지를 뵈러 오늘 한국으로 떠났어요.

갔다가 대학 입학 5일 전쯤에 돌아옵니다.

기숙사에 가져갈 냉장고, 노트북, 프린터기 등등 쇼핑해야 할 것도 많은데 아직 못했네요.

한국에 갔다와서 쇼핑하려면 매일 바쁠 것 같아요.

품안의 자식이 아니니 이제 아이와 마음으로 헤어질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810킬로를 걸었던 길을 사진으로 올려 보려고요.

아이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지점인 생장에서부터 버스를 한 번도 안 타고 오로지 두 발로 걸어서 산티아고까지 다녀왔는데 그 자부심이 아주 대단하더군요.

중간에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 버스를 타고 오기도 했데요.

자기는 꿋꿋하게 걸었다고 해요.

정말 멋진 길들이 사진에 많았는데 20장만 올립니다.

저런 멋진 길을 보고서도 저는 제가 직접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걷는 것을 워낙 무서워하기도 하고 엄두가 안 나니까요.

남편은 아주 부러워서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가 다녀온 것으로 충분히 대리 만족이 되었답니다.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는 길입니다. 첫 출발지이기도 하고요.안개 자욱한 모습이 아주 몽환적입니다.


*참 풍요롭고 정겨운 모습이네요.양들이 저렇게 많은가 봐요.



*피레네를 넘어 팜플로나 가는 길입니다. 이렇게 차도를 걷기도 했네요.


*이런 시골길을 걷기도 하고요.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비행청소년들에게 추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을 걷고나면 바른 길을 다시 가니까요.

원석이 간 날은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왔다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는 아니고 일정 구간 걷고 집으로 갔겠지요.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책에 이 그림이 나와있더군요. 순례자들의 모습을 만든 것이래요.


*양치는 청년이 양을 몰고 가는 호젓한 길을 걷기도 합니다.


*왼쪽으로는 양들이나 소들에게 먹일 여물이 쌓여 있습니다.


*벨로라도 가는길


*정말 그림 속을 걷는 것처럼 멋지지 않나요?

 

*날이 더워서 보통 새벽 4시, 5시에 일어나서 걸었다고 하네요.


*걷다보니 저렇게 작은 도시도 나타납니다.


*원석이 중간에 양들을 만났네요.


*이렇게 나무 한 그루 없는 길도 지나가야 하고요.



*저 너머 구불구불 넘어가야 하네요.

 

길 양옆으로 밀인지 보리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은 조그만 수레에 짐을 싣고 가는데 그 자체가 짐은 아니었을까 싶어요.


*알렉스랑 처음 만난 길이랍니다. 아이는 이 길을 걷느라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없어지고를 반복했답니다. 새로 사서 신고 간 하이킹 부츠가 다 낡아져서 왔어요.

저 조가비가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