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원석아, 고생스러워도 조금만 참아!

김 정아 2010. 7. 4. 00:34

2010년 7월 2일 토요일

원석의 메일1

I arrived at Estella today.my blister is healing fast and i think my
body is used to the routine.
> I have not yet managed to have decent meal because i don't know what to
> cook with ingredients
> found here..and i don't want to eat the pilgrims´ menu because it is
> expensive and disgusting..i eat fruit for morning
> and lunch and sometimes bread. i have'nt had any vegetables cause its
hard
> to find them...overall i'm doing well. I have met lot of
> people...some koreans, but mostly foreigners...
> i have not been able to attend church everyday except yesterday because

i'm> too tired most of the time

남편의 답메일1

First of all, it seems like your body is adjusting to pilgrimage slowly.
But be careful even you feel better. Do not overwork all the time.
2% short is better than 2% over for whole journey.

Proper diet is critical for long journey. So please take food and
vegetable all the time if possible.
And you will find some breakthrough soon for your diet. Be polite to
everybody all the time even you are down by exhaustion as you trained
yourself at high school during band. Be more tolerant to anybody and
respect them through sacrifice yourself as Jesus Christ did for people.

Please find way to make a call.

In the meantime, Korea lost their Semi quarter final against Uruguay by
2:1 even though they did their best whole 90minutes and 3minutes loose
time. Doing best is not always guaranteed to good results. But do the best
you can do all the times in life.
That gives you good reward later in somewhere and sometime.

Cheers.
From Mom and dad from home....

P.S. I am going to do another rosary before i play golf this afternoon for
my son's best effort for your long journey to your life long challenge.
Nayeon did not brush Sugar's teeth yet. But she is going to do soon as per
your request.
Be safe and pray for God all the times and be happy God gives you good
ordeal for you..
Bye...

2nd P.S.
Your mom asked you whether you read mom's email?





원석의 메일2

Subject: mom and dad

나 오늘 벤토사에 도착했어...나야라까지 가는건 무리일것 같아서...물집잡인건 다 나았고 발에는 이상없는듯. 밥은 사람들 모이면 해먹고 없으면 그냥 빵으로 채우고있어. 엄마한테 계속 매일 보내고있는데 계속 에러 생겨...너무 걱정하지말고 아빠오는건 다시 생각하라는 충고 밖에는 줄게없는듯..^^
ps. 엄마 이매일 읽었어..근데 엄마가 쓴게 아닌것 같던데


남편의 답메일2


이제 8일차네. 일정에 대해서는 너무 조급하게 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두고 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2주정도 남겨두고 연락을 주어라. 스페인에서 파리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2주전쯤은 예약하여야 할 것 같으니.

그리고 항상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적절하게 하여야 한다. 그래야 몸에 무리가 오지 않고, 30여일을 버티니까.
여하튼 발에 물집이 나았다니 다행이네.. 메일은 엄마에게도 계속보내. 아빠가 전달해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기도는 하니? 바쁜중에도 짬을 내어서 성당에서 저녁미사도 가고, 짬을 내어서 기도해... 화살기도등등
웃옷은 어떠니? 긴팔입고 다니니? 그 곳날씨가 어떤지 몰라서 조언을 할 수 없지만, 공기가 좋아, 자외선이 많을거야.
항상 긴팔 또는 SUN BLOCK을 하여라. 긴팔이 오히려 낫겠네..

 


원석의 메일3

i was going to send you a email yesterday, but i thought that it was too often and it might bother you
AND also because i walked 37km from azofra to belorado..the alburgue didnt have a good computer
either so... anyway, its been good, i have been keeping up with my money and i think ill be able to
make  it to santiago without additional money, but im not positive....i dont want to call because i might cry..
it rained a lot today but i used poncho so it was all good....


남편의 답메일3

Dear My Son,
This days, I am quite emotional.....
Last time, you attended your graduation ceremony at the school and church.
I was thinking about you when you came in Houston after finishing 3rd grade in Korea.
You had a lot of stress because you did not understand your friend's saying and school life.
After 8years with participation marching band at high school and other activity, you finally got as a freshman at UT.
You were changed a lot during last several years, more proactive and strong.
Those are result of your challenge. This will be the much harder and harshier challenge for you. But you have your determination and
will to do together with Holy God.
 
Pray all the time and ask for you to have power to overcome all of hurdle.
 
Regards

 


한동안 뜸했던 아이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아이가 먹고 있는 주 메뉴가 과일이라는 말에 우리 둘 다 놀라 말을 잃었습니다.

순례자용 메뉴가 맛이 없다고 한다면 이해를 하는데, 맛이 없으면서도 비싸다는 말에 맘이 아팠습니다.

돈은 넉넉하게 주었고 데빗카드도 주었으니 비싸도 먹어야 할텐데 어떻게 그 먼길을 걷는데 과일로 때울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가 워낙에 한국음식만 좋아하고 빵도 안 좋아합니다.

어릴때부터 이것 저것 먹이면서 키웠으면 음식으로 고생하지는 않을텐데 다양한 음식을 해 먹이지 못한게 후회가 되더군요.

햄버거나 고기도 살찐다고 안 먹는데 그 먼길에는 칼로리가 높아도 괜찮을텐데 말이예요.


그리고 어느날은 한글로 메일이 왔어요.

스페인에서 어떻게 한글 컴퓨터를 사용했는지 모르겠어요.그래서 저도 한글로 답메일을 보냈는데 읽지는 않았더군요.

정말 오랫동안 영어권에서 자라 영어만 써 온 아이가 한글로 저렇게 훌륭하게 작문을 했다니 놀라웠습니다.

아빠도 언젠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를 간다고 했었는데 아빠는 오지 말라고 합니다.

자기가 너무 고생스러우니까 그렇게 말한 것 같아 아이의 고생을 충분히 짐작해 봅니다.


자기가 너무 자주 이메일을 보내면 엄마 아빠가 귀찮을까 봐 보내려다 말았다는 말도 했습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의 이메일을 귀찮아 하겠어요.

더군다나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온 이 메일이라면 읽고 읽어 외울 정도인데 말이예요.

아빠는 수 차례 집으로 전화를 하라고 메일에 당부를 했는데 한 번도 전화가 안 왔어요.

전화를 하게 되면 자기가 울게 될 것 같다고 하는 말에 아이의 상황이 짐작이 되었네요.

남편은 그런 아이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힘들었던 지난 4년간의 학교 밴드부 생활을 일깨워 주면서 도전 정신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남편의 당부처럼 하느님의 품안에 있을 때만 그 길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기도하라고 ,우리도 너를 위해서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순례길을 지켜 보는 우리부부도, 지친 다리로 한 걸음씩 힘겹게 걷고 있는 원석이도 지금은 고난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난 뒤에 오는 크나큰 영광을 알기에 오늘도 우리는 아이를 맘 속으로 격려하며 기도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