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사제 서품식에서

김 정아 2010. 6. 1. 04:56

2010년 5월 20일 토요일

오늘은 미국 땅에 사는 우리 한인 천주교회 신자들에게 무척 경사스러운 날이다.

그 이전에도 미국에서 한인 사제가 탄생했겠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고 ,오늘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계셨던 김정택 비오 부제님께서 어려운 사제 공부를 끝내시고 드디어 사제 서품을 받는 날이다.

Austin교구 소속이지만 신학교가 우리 성당에서 가까워서 자주 우리 휴스턴 교우들의 교리 교육을 맡아서 해 주셨다.

특히 남편과 나, 원석이의 견진 교육을 해 주신 분이라서 당연히 축하를 해 드리러 왔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에 집을 떠나 9시 30분에 사제서품이 열리는 round rock의 st. william 성당에 도착했다.

휴스턴에서는 50인승 버스를 대절해 왔지만 우리는 오늘 하룻밤을 이곳에서 묵고 내일 새 신부님의 첫 미사까지 보고 가려고 우리 차를 가지고 왔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미사를 볼 수 있는 웅장한 성당에 드디어 7분의 예비 신부님들과 50분도 넘는 신부님들의 입장으로 예식이 시작되고 장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사제서품을 마쳤다.

식 하나하나가 성령으로 가득차 엄숙하고 신성했는데 특히나 갓 사제품을 받은 새 신부님들이 무릎을 끓은 주교님의 머리에 두 손을 얹고 강복을 주시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신부님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이겨내셨을까?를 생각하니 사람의 힘으로서는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고 하느님의 역사하심이라는 생각에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수사님으로 계시다 67세의 연세에 사제 서품을 받게 된 신부님, 두 달 전 교통사고로 휠체어에 앉아서 서품을 받으신 신부님, 45세에 신부님이 되신분, 부제서품을 받고 일년 남겨 두고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려다 다시 힘을 내신 우리 김신부님등 그 분들이 당하신 고통의 무게가 얼마나 컷을까 마는 이제 사제의 길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시는 그 분들께 우리는 3분도 넘게 기립박수를 쳐 드렸다.


예식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오신 분들은 휴스턴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어스틴 한인 성당으로 향했다.

지금 신부님 바로 이전에 우리를 사목해 주셨던 유장훈 신부님께서 사제 사품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한국에서 오셨는데 특별히 오늘 휴스턴 교우들을 위해 특전미사를 해 주시겠다고 해서이다.

버스를 타고 오신 분들도 많았지만 각자 차를 가지고 오신 분들도 많아 오스틴 한인 성당에는 많은 휴스턴 교우들이 있었다.

만 4년만에 유장훈 신부님의 미사 집전이었는데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옆에 있던 남편도 계속 울고 있었다.

지난 4년간 부끄럽게도 우리는 서로 화합하지 못한 것을 넘어 서로 반목하고 살아오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응어리들이 많았다.

지난 시간들의 서러움들이 밀려오면서 다들 훌쩍였지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미사를 보고 나오면서 이렇게 마음이 따듯했던 적이 정말 오랫만이었던 것 같다.




2010년 5월 30일 일요일

오늘 오스틴 한인 성당에서 어제 신부님이 되신 김정택 비오 신부님의 첫 한국어 미사 집전이 있었다.

어제 사제품을 같이 받으신 매튜 신부님과 한국에서 축하해 주시기 위해 오신 두 분 신부님과 근처의 맥칼린 신부님,엘파소 신부님등 7분의 신부님들과  김정택 신부님의 후배 신학생들 4분이 모여 작은 오스틴 성당은 정말 활기에 차 북적거렸다.

김정택 신부님의 첫 미사는 기쁨에 찬 역동적인 미사였고 이 첫미사에 참석한 것이 난 정말로 영광스러웠다.

작은 성당이 새로운 신부님들의 성령으로 가득 찬 듯이 성스러워 보였다.


어제 감사의 피로연에서 신부님의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당부를 하셨다.

훌륭한 사제의 길을 가려면 여러가지 유혹이 있겠지만 엄마가 죽을 각오로 열심히 기도를 하면 그 사제는 바른 길로 간다고 하며 당신은 아들 사제를 위해 이제 죽기를 각오하고 기도를 할테니 우리들도  많은 기도를 해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신부님은 큰 아들이지만 이제 세속의 큰 아들 노릇을 못하게 되어 남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씀도 하셨다.

그 말씀들이 마음에 와 닿으며 인간적인 고뇌가 느껴지기도 했다.


검정 신학생복을 입고 축하해 주기 위해 오신 신학생들을 보니 저 분들의 갈 길이 얼마나 멀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우리 성당의 반 정도 밖에 안되는 오스틴 한인 성당은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였다.

작은 성당에서 한인 사제가 탄생했다는 자체가 참 영광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이틀동안 나도 성령이 충만 한 곳에서 보내게 되어 참 좋은 시간이었다.



'주님, 김정택 비오 신부님의 앞길에 앞으로도 많은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유혹에도 걸려 넘어지지 않고 그 분에게 맡겨진 양떼들을 잘 인도해 갈 수 있는 넓은 아량과 따스한 인품과 부드러운 자비를 내려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분이 주님 닮은 성인 사제가 될 수 있도록 성령을 가득히 내려 주십시오.

그리고 사제의 길을 가고자 고난의 길에 서 있는 신학생들에게도 무한한 힘과 용기를 주시어 꼭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는 지혜도 내려 주소서.'




*사제서품이 열린 윌리암 성당입니다.


드디어 신부님이 되신 영광의 얼굴들입니다. 가운데 모자쓰신 분이 주교님이고 7분 중에 한 분은 휠체어에 앉으셔서 사진에 못 찍히셨네요. 제일 왼쪽이 한인 사제십니다.


*예식이 끝나고 한 장 찍었습니다.


*남편과 같이 오랫만에 외출했습니다.


*토요일 피로연에서 한 말씀 하시고 있는 새 신부님이십니다. 드디어 로만 칼라를 입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