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이런 저런 이야기들

김 정아 2009. 4. 9. 11:52

2009-04-08 수요일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공식적으로 휴대폰 소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쓸 수가 없고 만지작거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선생님들께 발견될 경우에는 상담실 선생님께 가져다 맡기게 된다.

반드시 학부형들이 직접 가서 15불을 내고 찾아야 되는 번거로운 절차가 있는데 엊그제 나연이는 담임 선생님 시간에 휴대폰을 친구들과 만지작거리다가 전화기를 뺐겼다.

울먹이면서 잘못했으니 이번 한 번만 아빠한테 말하지 말고 조용히 엄마가 찾아다 달라고 풀이 죽어 애원을 했다.

앞으로는 조심하라며 오전에 찾으러 갔는데 빼앗긴 휴대폰이 어찌나 많은지 학교 기금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조성한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침에 입으려던 자켓에 단추가 떨어졌다며 원석이는 단추를 다시 달아달라며 다른 옷을 입고 갔다.

이런 간절기에 꼭 필요한 옷이어서 단추를 달려고 실을 바늘귀에 꿰는데 어쩐 일인지 한 번에 들어가지를 않는 것이다.

방이 어두워서 그런가? 하고 불을 키고 다시 시도를 하는데도 안 들어가서 안경까지 찾아 썼는데도 계속 들어갈 듯 들어갈 듯 하면서 안 들어가고 헤메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려면 희미하게 보이고 한 동안 촛점이 안 맞아 노안이 왔다는 생각은 이전부터도 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노안이 되었나 보다.

이전에 엄마나 할머니가 바늘귀가 안 보인다고 했을 때 그런 말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제 세월이 지나 나도 그 시절의 엄마가 되어 버렸다.

수없이 시도한 끝에 바늘귀에 실을 꿰는 것을 성공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착잡한 마음이었는데 들어가는 나이를 내가 어떻게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니 순종하고 인정해야지 어쩔 도리가 없다.

 

나연이는 오늘부터 level 2에서 치어리더를 다시 시작했다.

Tryout을 하는 날에도 긴장을 하고 갔고 level 2로 올라가지 못한다면 치어리더를 그만 두겠다고 했다.

테스트를 하는 중에 심판이 잘한다는 언질을 주었다는데 확신을 할 수 없으니 결과가 발표되는 날까지 조마조마 했었다.

설마 레벨 1이었던 학생을 레벨2로 올려 보내지 않고 계속 레벨 1에 둘까 했었는데 작년에 같은 팀이었던 7명이나 되는 학생이 올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의 레벨 2에도 작년에 레벨 2였던 학생이 상당수가 있다고 하는 것을 보니 나연이가 염려할만한 일이었던 것이다.

나연이는 레벨 2로 올라가 기분 좋게 오늘 첫 연습에 나갔고 작년에 team mom이었던 Donna의 딸과 나연이와 가장 친했던 Kendle도 같은 팀이어서 나연이는 신이 났지만 나의 고생길은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