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김 정아 2009. 4. 20. 12:22

2009년 4월 14일 화요일

오늘 시인 정두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의 따님(리아 엄마)과 블로그를 통해서 인연을 맺어 전화 통화도 자주하고 가끔 만나기도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당신 딸과 잘 지내신다며 본인 저서를 두 권이나 사인을 해서 보내 주셨다.

그리고서 재작년에 휴스턴에 오셨을  한 번 뵙고 싶었는데 그 때는 우리 시부모님도 와 계셔서 시간이 맞지가 않아 뵐 수가 없었다.

지난 주에 통화를 하면서 부모님이 오셨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모시고 식사라도 한 번 하겠다고 했더니 아버지도 와 계신다며 신경쓰지 말라며 머무시는 시간이 짧아 만나기가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는데 커피라도 한 잔 하자는 전화가 와서 오늘 아이들 저녁을 차려 주고 나갔다.

리아 엄마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정선생님의 모습을 뵙고 참 아름다운 신

분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직접 뵈니 연세가 안 믿어질 만큼 고우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순수한 분이라서 동시를 쓰시는가 보다라

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직접 만드신 약식과 브로치를 선물로 받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이나마 만나 뵙게 되어서 마음이 참 편했다.

 

 

2009년 4월 15일 수요일

주말에 남편이 김치를 담자고 한 걸 귀찮아서 다음 주에나 담그자고 했다.

그러고서 냉장고 김치통을 보니 정말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집에서 밥을 잘 안 해 먹으니 김치가 있는지 없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한심

한 주부이다.

김치 없이 한끼도 제대로 못 먹는 식구들이니 주중에라도 담그어야 할 것 같아

배추 한 박스를 사왔다.

봄 배추가 안 좋다고 하더니 10포기가 넘는 배추가 다 속대가 올라와 있었다.

다시 반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찌개나 끓여먹어야 할 것 같아 하루 종일 혼자 땀

을 삐질삐질 흘리며 담가 놓았다.

남편이 담자고 했을 때 담갔으면 나는 보조 역할이나 해 주면 되었을 것을 내가 혼

자 다 하려니 죽을 뻔했다.

다음 번에 남편이 김치를 담그자고 하면 아무 말 없이 해야겠다.

속대는 올라왔어도 그럭저럭 고소한 맛도 있는 것 같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보니 마음이 넉넉해진다.

 

 

2009년 4월 18일 토요일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그 기세가 심상치 않더니 한국 타운 근처엔 도로가 온통 물에 잠겨 움직이

지 않은 차가 많아 견인을 해 간다고하고 우리 동네 근처도 곳곳이 물에 잠

겼다.

휴스턴에서만 물난리에 5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비가 와도 한꺼번에 집중호우로 쏟아지니 휴스턴 날씨가 무섭기만하다.

요즘은 4월임에도 불구하고 이상 저온으로 꽃들이 제대로 피지도 않는다.

 

원석이는 새벽 5시에 학교에 가서 단체 버스로 달라스에 갔다.

콘서트 공연과 소풍을 겸한 trip인데 일요일 새벽 3시 20분에 도착 예정이

.

트립을 가는 아이도 힘들지만 새벽에 마중 나가야 하는 나도 부담이다.

 

 

2009년 4월 19일 일요일

부활절을 보내고 첫 주일이다.

그동안 마태오 복음 필사한 것을 오늘 봉헌 하는 날이다.

미사가 끝나고 필사한 노트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작년보다 훨씬 많은 사람

들이 썼다.

친교관에서 점심을 먹는데 아니, 이번 자모회는 어떻게 그렇게 단합이 잘

되요? 자모회 멤버들이 다 썼나 봐요?하며 관심을 가져 주는 분들이 계

셨다.

작은 선물도 받고 기쁘게 돌아 왔다.

 

*시인 정두리선생님께서 만들어주신 세상에 하나 뿐인 브로치입니다. 

*성서 쓰기를 완성한 사람들에게 주신 열쇠 고리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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