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앗싸! 이제 물도 데워 마실 수 있고~.

김 정아 2009. 1. 20. 08:20

2009-01-19 월요일

오늘 큰 일 하나를 해 냈다.

 

오래전부터, 약 6개월도 더 전에 우리 집의 마이크로 웨이브(전자렌지)가 고장이 났다.

문명의 이기에 길들여져 있다가 고장이 나니 그 불편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15년이 다 되어 가니 새로 사서 다는 것이 나을 것 같아 best buy를 다녀 왔었는데 ‘built in’이다 보니 가격의 제품보다는 labor charge가 더 비싸 적어도 900불 이상은 주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과 상의를 하다가 새로 달기로 했는데 남편이 바쁘다 보니 다시 이야기를 꺼내기도 그래 대충 전자렌지에 할 것 후라이팬에 하면서 아주 불편하게 살았다.

 

그러다 우리 부부가 4박 5일간 집을 비우게 될 일이 있어서 아이들을 위해 붙박이가 아닌 간이용 전자렌지를 샀다.

그런데 재수가 없었는지 고장난 전자렌지를 산 것이다.

너무 민감해 작동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시도 때도 없이 회전판이 도는 것이다.

그래도 몇 번 손을 대면 제대로 돌아가기도 해 바꾸지 않고 그냥 썼는데 남편의 잔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불 나면 집 다 타는데 당신 어쩌려고 아직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있어?”한다.

사실 67불 밖에 안 하는 것이라 굳이 바꿀 필요도 없고,그대로 쓰다가 아예 고장이 난다 해도 아까울 것이 없었는데 남편은 바꾸러 가기 싫으면 쓰지 말라며 차고에 쳐 박아 버렸다.

그래서 또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았다.

 

그런데 지난 주에 세탁기가 고장이 나 버렸다.

새로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쓰레기 처리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수리해서 쓰자고 맘 먹고 제조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서비스 신청이 생각보다 쉬웠다.

그래서 같은 회사인 고장난 식기세척기와 세탁기 수리 서비스를 신청해 놓고, 다시 전자렌지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역시 그 곳도 영어 한 마디 필요없이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드디어 G.E의 전자렌지 수리하는 사람이 와서 수리를 해 주고 갔다.

역시 이 나라의 노동비가 엄청나서 home call charge가 85불에, labor charge가 86불,고장난 스위치 바꾸는데 19불, 세금이 16불 해서 무려 206불을 지불했다.

한국에서 206불이라면 완전 신형으로 살 수 있을 텐데 아깝긴 해도 900불보다는 싼 금액이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새로 고쳐진 전자렌지에 물 한 잔을 데워 녹차를 타 마시며 내 자신에게 뿌듯해 콧노래를 불렀다.

 

*남편! 전자렌지로 내 속 많이 썪였지? 내 힘으로 이렇게 서비스 불러서 고쳤어.

이제 나한테 전자렌지로 화 낼 일은 없겠네?



 *붙박이를 떼어내니 저런 공간이 보이더군요.

 

*뜯어서 열심히 분해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스위치 하나에 206불을 지불한 거지요.

 

*다시 벽에 붙이고 완성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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