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우리 영어반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김 정아 2008. 5. 20. 07:38

2008년 5월 19일 월요일.

오늘은 우리 영어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여 점심을 함께 했다.

이제 종강도 가까워져 한 번 쯤 같이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할 것 같고, 쟈넷 선생님과는 여러차례 식사를 같이 했지만 지금의 선생님과는 처음으로 밖에서 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예전엔 우리 모두 자넷 선생님 집에서 만나 음식 하나씩 해서 같이 나누며 좋은 시간을 가졌었는데, 오늘 다시 자넷 선생님이 무지하게 큰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지금의 선생님도 아주 대단하신 분이다.

연세가 70이 가까우시고 아주 심한 당뇨병을 앓고 계신 분이다.

하루에 여섯 번의 주사를 맞아야 하고 알약도 여섯 개를 복용해야 하는 중환자이시다.

어떻게 여섯 번이나 맞느냐고 모두 놀라 물었다.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있는 수준이니 아주 오랫동안 당뇨를 앓아 오신 분이다.

오늘도 식사 도중에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더니 가서 주사를 놓고 오셨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중환자이신 선생님이 방학동안에도 영어 수업을 진행 하시겠다고 한다.

대체로 여름 방학엔 도서관의 영어 수업의 모든 반이 다 휴강을 한다.

평소에는 선생님도 바빠 노래 교실도 다니고 체스 클럽에도 다니고 하는데 방학이라 실버 센터가 다 휴강에 들어가 시간이 많다고 하신다.

그래도 여름엔 좀 휴식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시간이 많아 영어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싶으시다며 모국을 방문하는 세 사람을 빼고는 우리 영어반은 그대로 수업을 계속 하게 되었다.

나도 7월에는 수업에 참석할 것이라고 하니 아주 좋아하신다.

 

일식 뷔페 집에서 만난 우리는 입에 맞는 음식이 아주 많아 맛있게 먹었지만 선생님은 스시를 싫어 하신다며 몇 가지만 드셨는데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원래 당뇨 환자들은 어느 식당엘 가도 많이 못 먹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래 저래 난 참으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또다시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하다.

 

*'동경one'이라는 일식 뷔페 앞입니다. 가운데 하얀 옷을 입은 분이 우리 선생님이고  말레이지아 , 대만 , 한국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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